프랑스, 난민 신청자 독일 제치고 유럽 1위
2015년 유럽 난민위기 이후 첫 역전…내무장관 "대책 마련해야"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가 2015년 유럽 난민위기 이후 처음으로 난민 신청자 수에서 독일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프랑스 내무부와 난민·무국적자보호청(Ofpr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7일까지 프랑스 입국을 희망하는 난민 신청자 수는 12만90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독일에 난민 자격인정을 신청한 사람의 수는 11만9천900명이다.
난민 신청자 수에서 프랑스가 독일을 넘어선 것은 2015년 유럽에 난민이 대거 유입된 이른바 유럽 난민 위기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작년 한 해 난민신청자 수는 프랑스 12만3천명으로 독일(18만4천명)보다 크게 적었다.
2015년 시리아의 정정 불안으로 유럽으로 대거 난민들이 몰려들었을 당시 프랑스에는 총 8만75명이 난민 자격인정을 신청했다. 이 해 독일에서는 프랑스의 열 배가 넘는 89만명이 난민 신청을 했다.
이처럼 프랑스로 입국을 희망하는 난민 수가 독일을 앞지른 것은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난민 인정이 거부된 사람들이 대거 프랑스로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일간 르 몽드가 한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프랑스에 난민 인정을 신청한 사람들은 올해 작년보다 10∼1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는 난민 유입 급증에 대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난민이 수용능력을 넘어서 급증해 사회 문제화하고 이를 발판으로 극우 세력이 확장하는 것을 집권당과 정부는 가장 우려하고 있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은 21일 조지아 정부와 난민 관련 협력을 논의한 뒤 기자회견에서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들이 계속 줄고 있음에도 프랑스는 지난달 20일부로 유럽에서 난민신청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면서 "이에 대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와 집권당은 난민과 불법 이주민이 급증하지 않도록 이민 정책을 지금까지보다 보수적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난민과 이주민 정책을 보수적으로 수정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공식 석상에서 밝힌 바 있다.
지난 9월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에는 유럽1 방송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사람들을 잘 포용하려면 모든 사람을 받아들일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우리는 (난민과 이주민들에게) 너무 매력적인 나라가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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