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이번엔 셀카 찍다 낙상…또 병원 신세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그동안 건강 문제로 여러 차례 병원을 드나든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3) 전 총리가 이번에는 낙상 사고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22일(현지시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1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유럽국민당(EPP) 정상회의 막바지에 '셀카'를 찍다 넘어졌다.
골절 등의 중상은 피했으나 넓적다리 부근에 비교적 큰 혈종(출혈 등으로 한곳에 혈액이 모인 증상)이 생겼다고 한다.
그는 사고 직후 나머지 일정을 취소한 채 이탈리아로 급거 귀국해 밀라노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담당 의사는 며칠간 입원 치료를 받으며 혈종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대표로 있는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는 성명을 통해 "대퇴골이나 쇄골, 정강이 등의 파열이나 골절은 없다.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부상 당일 곧바로 귀국한 데 대해서도 "회의를 마치고 예정대로 돌아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EPP는 유럽 각국의 중도우파 정당들이 결집해 만든 유럽의회 정당으로, 의회 내 최대 교섭단체다. 전체 751석 가운데 182석을 점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에 FI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건설·미디어그룹을 거느린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1990∼2000년대 총리를 세 번이나 지내는 등 이탈리아 정계의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이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여러 차례 건강 문제에 발목이 잡히며 부쩍 쇠약해진 모습을 보인다. 2016년 심장 판막 교체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올해도 탈장과 장폐색으로 두차례나 수술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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