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여성·아동 매춘·인신매매 근절해야"…난민 관심도 촉구(종합)
태국 방문서 두 차례나 강조…저녁 미사에 가톨릭 신도 6만명 몰려 환영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 여성 및 아동을 매춘이나 인신매매와 같은 착취와 학대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난민과 이주노동자 등의 고통을 사회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두 차례나 이 문제를 언급하면서 정부 및 시민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저녁 6만명가량의 가톨릭 신도가 객석과 운동장을 가득 메운 방콕 국립경기장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매춘과 인신매매의 피해자로, 인간의 존엄이 굴욕을 당한 아이들과 여성들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교황은 오전 정부청사에서 쁘라윳 짠오차 총리를 포함한 정부 관계자 및 시민사회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특히 상처받고 권리를 침해당하고 모든 형태의 착취와 노예화, 폭력 그리고 학대에 노출된 우리 시대의 모든 여성과 아동을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교황은 "이 재앙을 뿌리 뽑으려는 태국 정부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고, 이런 악(惡)을 근절하고 피해자들의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개인과 단체들에도 사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와 함께 미사에서 마약 중독자, 이주 노동자, 학대받는 선원 등을 언급한 뒤 "이들 모두는 우리 가족의 일부"라며 "우리 공동체가 그들의 얼굴과 상처를 볼 기회를 빼앗지 말자"고 언급했다.
그는 오전 행사에서도 난민 등의 고통을 언급하면서 그들이 '비극적인 탈출'을 견뎌야만 했고 여전히 많은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며 공동체 관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황의 이날 발언은 태국이 직면한 문제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태국은 매년 3천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 국가이면서도 '매춘 관광'이라는 불명예도 함께 안고 있다.
각종 통계에 따르면 태국에는 30만명에 달하는 매춘 종사자가 있고, 이 중 약 4%는 인신매매 피해자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난민 문제의 경우, 태국에는 지난 80년대부터 미얀마에서 건너온 난민 10만여 명이 국경 인근 9개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2017년 8월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라카인주(州)에서 미얀마 군경의 대학살이 벌어진 뒤부터는 밀입국 조직이 미얀마 로힝야족의 절박함을 이용해 말레이시아 밀입국을 부추기면서 태국이 밀입국 조직의 주요 활동 무대로 악용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범죄 조직의 꾐에 빠져 밀입국을 시도하던 도중 태국 당국에 의해 구조된 난민의 수는 올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오전에는 왓 랏차보핏 사원을 찾아 태국 불교 최고지도자인 솜뎃 프라 마하 무니웡을 만났다.
대형 불상 앞에서 불교계 최고 인사를 만난 교황은 가톨릭인들이 태국 내 불교도들과 함께 가난한 이들과 환경을 돌보기 위한 일에 더 애쓰겠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이후 다른 종교에 대해 열린 자세를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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