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경찰, 시위대 실명 야기한 '고무 아닌 고무탄' 사용 중지
칠레대 연구팀 "고무탄에 고무는 20%뿐…스케이트보드 바퀴만큼 단단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칠레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쏜 고무탄에 눈을 다친 이들이 늘어나면서 경찰이 고무탄 사용을 멈추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마리오 로사스 칠레 경찰청장은 전날 경찰이 시위 진압 과정에서 더는 고무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고무탄도 총기와 마찬가지로 "생명이 위협에 처했을 때 정당방위 목적으로만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칠레에서는 수도 산티아고의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며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경찰이 쏜 고무탄에 눈을 맞아 실명까지 한 이들도 잇따르고 있다.
칠레안과학회에 따르면 시위가 격화한 지난달 18일 이후 한 달간 눈에 심각한 부상을 당한 이들은 모두 221명이었다. 피해자 중엔 남성이 많고, 평균 연령은 29세이며, 대부분 고무탄에 눈을 맞아 생긴 부상이었다.
이중 47%는 심각하게 시력이 손상됐다고 안과학회는 밝혔다.
칠레 적십자사는 지난 3주간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이들이 지난 20년간 발생한 환자보다도 더 많다고 말했다.
최근 칠레대가 고무탄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도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을 키웠다.
분석 결과 고무탄의 20%만 고무였고 나머지는 납과 이산화규소, 황산바륨 등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이 고무 아닌 고무탄이 스케이트보드 바퀴만큼 단단하다고 말했다.
로사스 청장은 경찰 자체 분석 결과는 칠레대 연구 결과와 다르다면서도, 제조사의 설명과는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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