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부정맥 위험↑"

입력 2019-11-20 11:10
"발기부전, 부정맥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발기부전 남성은 가장 흔한 형태의 부정맥인 심방세동(AFib: atrial fibrillation)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이따금 매우 빠른 속도로 수축, 마치 그릇에 담긴 젤라틴처럼 가늘게 떠는 상태가 되면서 심박수가 급상승하는 현상이다. 당장 생명에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잦을수록 뇌경색 위험이 커진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의대 심장 전문의 다나카 요시히로 교수 연구팀이 심방세동 병력이 없는 남성 1천760명을 대상으로 4년 동안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9일 보도했다.

4년 후 발기부전 남성은 심방세동 진단율이 9.6%로 발기부전이 없는 남성의 2.9%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흡연, 체중, 당뇨병, 혈압 등 심방세동 위험요인들을 고려했어도 발기부전 남성의 심방세동 진단율은 66%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발기부전과 심방세동 사이의 연관성이 상당히 강력하다는 증거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발기부전은 대체로 심혈관질환이 발생하기 2~3년 전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발기부전을 심방세동의 예고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다만 이 연구결과는 발기부전의 원인이 혈관의 문제인지 아니면 심리적인 문제인지를 구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존스 홉킨스 대학병원 부정맥 치료실장 휴 콜킨스 박사는 증상이 없는(asymptomatic) 심방세동과 발기부전 사이의 관계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논평했다.

'침묵의 심방세동'이라고도 불리는 무증상 심방세동은 의외로 많아 요즘 무증상 심방세동 검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무증상 심방세동을 진단하려면 심박동 모니터(스마트 워치)를 7일 동안 몸에 부착하고 생활해야 한다.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심방에 혈액이 고여 혈전이 형성될 수 있다. 이 혈전은 심박동이 정상으로 되돌아올 때 혈액을 온몸에 펌프질해 보내는 좌심실을 통해 혈류에 실려 나가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으로 이어진다.

이 연구결과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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