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인 코리아 짝퉁 식별은 이렇게"…태국 단속공무원 '열공'
알파벳 모양, 캐릭터 크기, 로고 원 개수 등 '감별 팁' 전수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이 두 개의 화장품 중 어느 것이 진짜일까요"
"왼쪽입니다"
"왜죠"
"진짜는 제품 용기 안쪽에 일련번호가 있는데, 가짜는 없습니다. 진짜는 또 제품을 덮고 있는 비닐 뚜껑에 유통 기한을 뜻하는 EXP가 인쇄돼 있지만, 가짜는 아닙니다"
코트라와 특허청 주최로 19일 방콕 시내 힐튼 호텔에서 열린 '한국제품 모조품 식별 세미나'에서 아모레퍼시픽 관계자와 태국 측 단속 공무원들 사이에 벌어진 대화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MCM, 라인프렌즈 등 태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관계자와, 지식재산청·특별수사국·세관·경찰청 등 태국측 관계자 약 100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한류 인기에 비례해 '짝퉁' 한국 제품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태국 관련 공무원들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정품과 모조품 식별을 위한 노하우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세미나에서 짝퉁 구별을 위해서는 상표 아래 로고의 날개에 그려진 원의 개수를 보면 된다는 패션 브랜드 MCM 관계자의 설명에 강의를 듣던 지식재산청과 특별수사국 관계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타원 안에 들어간 영문 삼성(SAMSUNG) 알파벳에서 A의 모양이나, 첫 S와 마지막 G가 타원과 접점을 이루며 열려 있는지로 진품과 짝퉁을 구별할 수 있다는 '팁'을 주기도 했다.
동남아 메신저 시장을 장악한 라인의 캐릭터인 라인프렌즈 측은 인기 캐릭터 중 하나를 기준으로 나머지 캐릭터의 비율이 어떻게 되는가가 진품과 모조품을 구별하는 핵심 요소라고 귀띔했다.
태국 지식재산청의 디렉 분테 부청장은 "지식재산권 침해를 단속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모조품을 구별해낼 지식과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이날 세미나의 의의를 설명했다.
김현태 코트라 방콕무역관장도 "태국 정부의 지속적인 지식재산권 보호 노력에도 모조품은 계속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세미나가 관계 공무원들의 지식재산권 보호 및 관리 업무에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코트라는 특허청과 공동으로 태국 내 한류 편승 기업인 '아르코바'(ARCOVA)에 대한 태국 세관의 대대적인 단속을 촉구, 중국에서 수입된 가짜 '메이드 인 코리아' 화장품류 30여개 품목 1만8천점 이상을 지난달 압수토록 한 바 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