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홍콩시위 지원모금 계좌' 폐쇄 방침 결정"

입력 2019-11-19 17:03
"HSBC, '홍콩시위 지원모금 계좌' 폐쇄 방침 결정"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홍콩 최대은행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홍콩 시위 지원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에 사용된 한 계좌가 개설 당시 밝힌 목적과 다른 용도로 쓰였다며 폐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 은행권 소식통은 "HSBC가 지난달 '프라임 메니지먼트 서비스'라는 기업 계좌의 소유주에게 30일 안에 계좌를 비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HSBC가 통지한 기한이 이번 주말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이런 조치가 내려진 것은 해당 계좌가 홍콩 시위대에 법률·의료 서비스와 식품·교육 지원 등을 제공하는 비영리기구 '스파크 얼라이언스 홍콩'을 위한 모금 활동에 쓰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은행 규정상 고객은 계좌 개설 시 사업 성격과 예상되는 활동을 밝혀야 하는데,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면서 "계좌 소유주는 '상업적 목적'이라고만 밝혔는데 실제로는 자금 모집 플랫폼으로 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계좌를 통해 매일 거액이 오갔다"면서 "은행 측이 돈세탁을 우려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만약 고객이 모금 활동을 위한 계좌를 만들려고 했다면, 계좌 소유주는 비영리 기구여야 할 뿐만 아니라 자금원과 지배구조 등을 입증하는 문서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HSBC 측은 개별 사안에 대한 언급은 거절한다면서도, 은행 측이 고객에게 계좌를 즉시 폐쇄나 동결하겠다고 했다는 소문은 일축했다.

은행 측은 "정기적으로 고객의 계좌를 검토한다"면서 "계좌의 명시적 목적과 다른 활동이나 누락된 정보가 발견될 경우 모든 활동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며, 이로 인해 계좌가 폐쇄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홍콩금융관리국은 "은행은 국제 기준에 따라 계좌 활동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위험을 평가하고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SCMP는 '스파크 얼라이언스 홍콩'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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