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석방 후 첫 대중집회 참석…20만명 참가 추산
부패수사 강력 비난…보우소나루 대통령·모루 법무장관 등 맹공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부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석방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부패 수사를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전날 북동부 헤시피 시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지지자들 앞에서 격정적인 연설을 했다.
경찰은 행사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주최 측은 최소한 20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과거 부패 수사를 지휘한 세르지우 모루 전 연방판사(현 법무부 장관), 데우탄 달라기뇨우 연방 검사를 싸잡아 맹비난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민병대가 브라질을 점령하고 있다"면서 "브라질을 이들로부터 자유롭게 하기 위해 나의 자유를 기꺼이 희생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나는 전자발찌를 찬 비둘기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연방검찰이 제의한 형 집행방식 변경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말로 형기의 6분의 1을 마쳤으며, 현행법에 따라 '반(半) 개방식 형 집행'으로 바뀔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수감자는 감옥을 벗어나 전자발찌를 찬 채 농장이나 산업시설 등에서 일을 하며 남은 형기를 채울 수 있다.
좌파 노동자당(PT) 지도부는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 캐러밴'이 시작됐다면서 전통적으로 지지 기반이 견고한 북동부 지역을 출발해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와 2022년 대선을 겨냥한 노동자당 전열 정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룰라 전 대통령이 직접 출마할 것인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형사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8년간 제한하는 '피샤 림파'(Ficha Limpa: 깨끗한 경력)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1심과 2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2018년 4월 7일 남부 쿠리치바 연방경찰 시설에 수감됐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이 2심 재판의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수감 580일 만인 지난 8일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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