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미스터리 '코로나 고온' 원인은 '스피큘'로 밝혀져

입력 2019-11-18 14:43
태양 미스터리 '코로나 고온' 원인은 '스피큘'로 밝혀져

구드 망원경으로 파커 태양탐사선에 앞서 원인 규명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개기일식 때 달에 가려진 태양 광구(光球) 둘레로 백색 빛으로 포착되는 코로나는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인데도 태양 표면인 광구보다 훨씬 더뜨겁다. 광구 온도는 약 6천K(절대온도)에 그치지만 코로나는 100만K를 넘어선다.

1천500만K에 달하는 태양의 핵에서 멀어질수록 온도가 낮아지는 것이 정상이지만 정반대로 광구에서 고도가 높아질수록 온도가 오르다가 코로나에서는 광구 온도의 170배에 달한다.

태양 광구보다 높은 코로나의 고온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지난해 7년 탐사 일정으로 발사된 미국의 '파커 솔라 탐사선(PSP)'도 태양풍과 함께 코로나의 고온 현상을 주요 탐사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하지만 파커호에 앞서 고온 코로나의 비밀을 밝혀내는 논문이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베이징대학과 뉴저지기술연구소(NJIT) 등에 따르면 톈후이 베이징대 교수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태양 광구에서 코로나로 분출되는 '자화(磁化) 플라스마' 기둥인 스피큘(spicule)을 코로나 고온 현상의 원인으로 제시한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세계에서 가장 큰 태양 관측 망원경인 NJIT '빅 베어 태양 관측소(BBSO)의 1.6m 구경 '구드 태양 망원경(GST)'으로 스피큘을 관측했다.



스피큘은 태양 광구 바로 위의 가스층인 채층(彩層·chromosphere)에서 코로나로 온천처럼 자화 플라스마를 분출해 가스 기둥을 형성한다. 약 200~500㎞ 넓이에 초속 100㎞로 약 5천㎞ 높이의 가스 분출 기둥을 형성하지만, 지구에서 보면 바늘 모양으로 얇게 관측된다. 스피큘은 많을 때는 100만개에 달해 자화 플라스마 분출 '숲'을 이루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이 스피큘이 낮은 대기의 질량과 에너지를 코로나로 실어나르고, 스피큘이 분출하는 플라스마 중 1%만 태양풍 형태로 방출돼도 태양과 행성 사이의 공간을 가득 채울 만큼 엄청난 양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은 해왔지만, 그동안에는 망원경 기술의 한계로 이를 확인하지는 못해왔다.

연구팀은 구드 망원경을 활용해 태양의 얕은 대기에서 다른 극성을 가진 자기장이 서로 연결될 때 강력한 플라스마 분출이 이뤄진다는 점을 관측했다.

스피큘이 형성되는 직접적인 증거를 관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BSO 소장이자 논문 공동 저자인 차오원다 부교수는 "수소 발머 분광선으로 태양 광구로 연결된 자기력선의 끝부분(foot point)에서 새로 나타나는 자기 요소의 이동을 포착해 자기장을 측정함으로써 다른 극성을 가진 기존 자기장과의 상호작용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태양 활동 관측 위성인 SDO의 극자외선 스펙트럼으로 포착한 이미지를 통해 코로나 안에서 에너지의 이동을 추적했다.

그 결과, 스피큘이 코로나 온도까지 가열되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나타나 스피큘을 통해 코로나가 고온을 갖게 된다는 것을 뒷받침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