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대선서 전 대통령 동생 고타바야, 당선 유력

입력 2019-11-17 13:29
스리랑카 대선서 전 대통령 동생 고타바야, 당선 유력

대변인, 대선 승리 선언…초반 개표서 상대 후보 앞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남아시아 스리랑카 대선에서 과거 '철권통치'의 주역 중 한 명인 고타바야 라자팍사(70) 전 국방부 차관이 승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타바야 전 차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의 개표 중간집계에서 17일 오전 현재 48.9%를 득표, 44.8%를 얻은 상대 후보 사지트 프레마다사(52) 주택건설·문화부 장관을 앞서고 있다.

아직 개표는 30%밖에 이뤄지지 않았으나 프레마다사 장관의 북부 텃밭 지역 개표가 이미 상당 부분 끝난 상태라 두 후보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타바야 측은 이미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고타바야 측 대변인인 케헤리야 람부크웰라는 AFP통신에 "우리가 53∼54%가량을 득표했다"고 밝혔다.

고타바야는 형 마힌다 라자팍사가 대통령을 역임한 2005∼2015년 형과 함께 철권통치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그는 26년간 진행된 스리랑카 정부군과 타밀족 반군 간 내전을 2009년 종식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는 내전 종식 과정에서 정부군이 4만5천여명의 타밀족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 등 여러 인권 탄압 사건에 연루돼있다.

미국 시민권자였던 그는 최근에는 국적 논란에도 휘말렸다.

하지만 그는 올해 '부활절 테러' 이후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는 민심을 등에 업고 이번 대선에 출마했다.

스리랑카에서는 부활절인 지난 4월 21일 콜롬보 시내 성당과 호텔 등 전국 8곳에서 연쇄적으로 폭탄이 터져 26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스리랑카 정부는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용의자로 지목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인구의 다수인 싱할라족 불교도가 이슬람 소수집단을 공격하는 일도 발생했다.

역시 싱할라족 출신인 고타바야는 이번 대선에서 치안 강화, 국익 우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만, 이슬람 사회와 타밀족 등에서는 고타바야가 정권을 잡을 경우 소수 집단에 대한 불법 탄압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타바야는 아울러 형 마힌다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임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과 달리 친중국 노선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리랑카는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한 나라로 대통령은 내정을 제외한 외교, 국방 등을 책임진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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