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가 뿌린 씨앗 '결실'…라오스 첫 야구장 연말 완공
이번 주 잔디 깔기 시작…헐크 파운데이션 주도, DGB금융 공사비 지원
(비엔티안[라오스]=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신발 신고 밟아도 돼요?"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외곽에 짓고 있는 라오스 최초 야구장에 17일 처음으로 인조 잔디가 깔리자 현지 동덕 국립대 여자 야구팀의 한 선수가 인조 잔디 앞에서 신발을 벗었다.
맨땅에서 훈련하는 것이 익숙한 선수들에게 인조 잔디를 밟아보라고 하자 벌어진 일이다.
이를 지켜보며 껄껄 웃던 제인내 라오스 야구협회 사무총장과 프로야구 kt wiz의 김상훈 구장 관리소장이 신발을 벗을 필요 없다며 손사래를 치자 이 선수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잔디에 올라가 폴짝폴짝 뛰었다.
작은 돌멩이를 주워내는 등 부지 평탄화 작업을 돕다가 뒤따라온 다른 여자 선수들도 손으로 잔디를 만져보더니 이내 드러누워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동덕 국립대 여자 야구팀 선수인 꿍(21) 씨는 "그동안 야구장이 없어 축구장이나 다른 시설을 빌려 사용하느라 어려움이 있었는데 한국의 도움으로 라오스 첫 야구장이 생겨 정말 기쁘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꿍 씨는 또 "조금 전에 깔린 인조 잔디에 뛰어보니 정말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 등이 만든 현지 첫 야구팀이자 국가 대표팀인 라오J브라더스 소속 남자 선수들은 힘차게 달려보고 슬라이딩을 하며 즐거워했다.
이 감독의 헐크파운데이션이 건립을 주도하는 이 야구장은 라오스 정부가 국립 스포츠 센터 부지에 제공한 땅에 지어지고 있다. 라오스 야구협회가 이 감독을 통해 요청한 공사비(3억원)는 한국의 DGB금융그룹이 지원한다. 'DGB금융그룹이 후원한 야구장'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다.
지난 6월 말 본격 공사에 들어가 현재 용지 정리 및 평탄화 작업을 끝냈고, 이번 주부터 인조 잔디를 깔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잔디 및 구장 관리 전문가인 김상훈 소장이 지난 16일부터 직접 현장을 방문했고, 17일 인조 잔디 한 면을 시범적으로 깔아 상태를 정밀하게 점검했다.
김 소장은 "이 정도면 평탄화 작업까지 잘 끝났다"면서 "이제 잔디를 깔고 마운드만 조성하면 곧바로 시합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제인내 사무총장은 "12월 말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라면서 "라오스를 포함해 동남아시아에서 야구가 아직 발전하지 않은 5개국이 참가하는 국제대회 개최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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