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교 총격범 치료중 사망…범행동기 미궁에 빠져(종합)

입력 2019-11-17 01:49
美 고교 총격범 치료중 사망…범행동기 미궁에 빠져(종합)

"외톨이 아니고 학교생활 적응…이런 경우 우울증 의심"

(서울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 도시인 샌타클러리타에 있는 소거스 고교에서 총격 사건을 일으켜 학생 2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용의자가 15일(현지시간) 치료 도중 숨졌다.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총격 직후 마지막 남은 총탄 한 발을 자신의 머리에 겨냥해 크게 다친 이 학교 학생 너새니얼 버로우(16)는 전날 오후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 학생과 학부모들을 공포에 몸서리치게 한 이번 학교 총격 사건의 범행 동기는 미궁 속으로 빠졌다.



버로우는 지난 14일 오전 7시 30분께 소거스 고교 쿼드 에이리어(건물로 둘러싸인 공터)에서 백팩에 숨겨 가져온 45구경 권총을 옆에 있던 학생 5명에게 발사했다.

16세 여학생과 14세 남학생이 총격을 받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고 부상한 다른 학생 3명은 회복 중이다.

경찰은 학생의 어머니가 범행 당일 아침 학생을 학교에 내려줬고, 집에 6정의 총기가 더 있었다는 사실 외에 범행 동기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LA카운티 경찰국은 범인의 사망 전 기자회견에서 "아직 범행 동기를 밝혀줄 정치 선언문이나 일기, 유서 등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경찰이 40건의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동기나 합리적 의심이 드는 단서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총격을 계획한 것은 분명하며 충동적인 범행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버로우의 어머니가 범행을 사전에 인지했는지에 대한 증거는 없으며, 집에서 발견된 6정의 총기 중 일부는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LA카운티 경찰국 알렉스 비야누에바 국장은 CNN에 "용의자를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서가 없다. 그는 외톨이는 아니었고 교우관계 등 학교생활에 서툰 것도 아니었다. 학생단체 활동과 운동부에도 참여했다. 이런 경우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그를 아는 모든 사람을 놀라게 할 만한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비야누에바 국장은 "용의자가 특정한 학생을 쫓아서 총격을 가한 건 아니다. 희생자들은 그저 그때 용의자 근처에 있던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버로우는 단 16초 만에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학생 5명에게 총격을 가했다.

한편, 총격 당시 이 학교 합창단 교사가 교실에 바리케이드를 친 뒤 문을 닫고 부상자에게 응급처치했고 나머지 학생들을 보호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비야누에바 국장은 "그 상황에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이들에게 찬사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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