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차관 "한국, WTO 개도국 특혜포기에 박수…중국의 롤모델"
"한국은 훌륭한 파트너"…中주도한 RCEP엔 '질낮은 합의' 일축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키이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안보·환경담당 차관은 15일(현지시간)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서 더는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며 높이 평가했다.
크라크 차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나는 한국이 WTO에서 한 일, 더는 개도국(지위)을 선언하지 않기로 한 면에서 그들의 지도력에 대해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것이 예를 들어 중국의 롤 모델을 설정한다고 생각한다"며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는 중국에 비판적 태도를 취한 뒤 "그것은 국내적으로 하기에 가장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재차 한국의 결정을 높이 샀다.
크라크 차관은 지난 6∼7일 미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 하에서 한미 경제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제4차 회의와 제3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에 참석했다.
그는 고위급 경제협의회에 대해 "인도·태평양 전략과 신남방정책 간 시너지에 대해 협의했다"며 "그래서 우리는 인프라, 에너지, 디지털을 다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를 다뤘다"며 강경화 외교장관을 만났을 때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시간을 들여 얘기를 나눴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크라크 차관은 미국이 지난 9월 한국을 예비 불법어업국으로 지정한 이후 한국이 보완법률을 마련한 데 대해 "내가 한국에 도착했을 때 이미 그들은 법을 통과시켰다"며 한국을 '훌륭한 파트너'라고 치켜세웠다.
또 노르웨이가 가장 큰 관심을 갖는 주제인 불법어업은 지속가능한 어업에 관한 문제라고 한 뒤 "중국은 그 지역에서 가장 큰 가해자"라며 재차 중국을 겨냥했다.
크라크 차관은 지난 4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과 한국, 일본 등이 참여하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중국 주도로 타결된 것에 대해 '질이 낮은'(low quality) 합의라고 일축했다.
그는 "특히 표준이나 노동, 환경 같은 것에 관한 한 일종의 질이 낮은 합의와 같은 것이다. 심지어 디지털 분야의 합의는 만들어지지도 않았다"며 "예를 들면 현대화된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에 가까이 오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아시아 국가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계기가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대한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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