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호텔, 외국정부 덕에 많은 수익 가능하다고 홍보"
CNN, 워싱턴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리스권 매각홍보 책자 분석
대통령직 활용해 호텔 운영 논란…"사우디·말레이 대표단 등 숙박"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럼프 그룹'이 워싱턴DC의 5성급 최고급 럭셔리호텔인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의 리스권 매각을 추진하면서 외국정부 고객으로부터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홍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CNN은 14일(현지시간)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의 투자자용 홍보책자를 최근 입수해 분석한 결과, 트럼프 그룹은 외국 정부로부터 수익을 내는 것을 이 호텔의 최대 장점으로 내세웠다고 보도했다.
구(舊) 우정성 건물이었던 이 호텔은 트럼프 그룹이 미 연방 총무청으로부터 리스한 뒤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직전 '트럼프 간판'을 내걸고 문을 열었다.
홍보 책자는 웅장한 건축과 중심가에 자리 잡은 위치, 스파 내부 등을 보여주는 사진 등으로 구성됐다.
트럼프그룹은 책자에서 자신들은 그간 외국 정부와의 사업을 거절해왔고, 그렇게 함으로써 총 900만 달러(약 105억원) 이상을 희생했다고 주장했다.
올해에만 1만 7천 100일의 객실 숙박 거절이 포함되며 이로 인해 객실 매출에서 530만 달러, 식음료 매출에서 390만달러의 손실을 각각 봤다고 설명했다.
책자는 그러나 이처럼 구체적 숫자를 제시하면서도, 반대로 숙박 요청을 얼마나 받아들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그룹은 외국 정부로부터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을 거절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말레이시아, 쿠웨이트 대표단이 호텔에서 머물거나 행사를 개최했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홍보책자는 백악관에서 몇 블럭 떨어진, 방이 263개인 이 호화 호텔에 외국 (정부) 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여러 소송에서 대통령직을 활용해 호텔 운영으로 불법 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에 규정된 부패방지 조항인 '보수 조항'에 따른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고 주장도 제기된다.
미국 헌법은 선출직 공직자가 의회 승인 없이 외국 정부로부터 선물을 받거나 이득을 취하는 것을 금지한다.
트럼프그룹은 2017~2018년 그룹이 외국 정부로부터 얻은 수입 34만 달러를 미국 재무부에 자발적으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측 변호사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이 신탁화 됐다며 그가 직접 호텔 사업에서 이익을 얻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책자에선 또한 트럼프 호텔이 내년 6천770만 달러의 영업이익과 유지 비용을 제외하고 600만 달러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트럼프그룹이 호텔 리스권을 5억 달러 이상에, 또는 방 하나당 200만 달러에 매각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가격에 거래 시 최고가 거래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그룹은 이번 사안과 관련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CNN은 밝혔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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