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궈위 "중국 무력포기 선언 없으면 평화협정 체결도 없다"

입력 2019-11-15 14:57
한궈위 "중국 무력포기 선언 없으면 평화협정 체결도 없다"

국민당 후보 선출후 첫 외신회견…"중국이 선호하는 후보 아니다"

'일국양제'에 대해 "지지 안한다. 대만인 누구도 지지 안해"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대만 국민당의 한궈위(韓國瑜) 총통 선거 후보는 자신이 총통에 당선되더라도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포기를 선언할 때까지 중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15일 대만의 중국시보, 연합보와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내년 1월 11일 실시되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맞붙는 한 후보는 전날 대선후보 선출 후 외신과의 첫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 후보는 외신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평화협정 체결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중국 공산당 측이 우리에 대한 무력사용 포기를 선언하지 않는 한 내가 그런 협정(평화협정)에 서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중국과의 양안 관계에 대해 "차이 총통의 정책은 양안 간 긴장을 고조시켰다"면서 이는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외교적으로 대만에 이득이 없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내가 총통에 당선된다면 중국과 대화와 교류를 재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여기는 중국은 2016년 5월 독립파인 차이 총통이 취임한 이후 대만 정부와 공식적인 대화와 교류를 단절했다. 차이 총통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강력히 맞서고 있다.

한 후보는 그러나 자신이 '중국 측이 선호하는 후보'라는 사실을 부인하면서 이 용어는 반대파들이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대만을 중국에 팔아넘길 것이라고 거짓 선전을 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제시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나라 두 체제) 통일 방안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물은 데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대만 국민 누구도 그 방안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한 후보는 자신이 홍콩의 민주화 시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를 일축했다.

한 후보는 "나는 홍콩인들에게 스스로 직접 원하는 사람을 선출할 수 있도록 총선거를 허용할 것을 홍콩 정부에 대해 제안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 정보 당국은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에 거주하는 대만인들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을 강화했다.

국가안전국(NSB·국가정보원 격)의 추궈정(邱國正) 국장은 지난 11일 대만 입법원(의회) 회의에 출석해 질의 답변 과정에서 "1월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중국이) 특정한 행동을 취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대만 정보 당국은 중국이 입법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총통 선거에서 차이 총통 대신 친중(親中) 성향의 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 후보는 현재 가오슝(高雄) 시장으로 재직 중이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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