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 세르비아에 舊유고연방 승계금 1천700억원 요구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크로아티아가 세르비아에 옛 유고연방 승계금 1천700여억원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현지 뉴스 통신사 Hina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일간 '베체르니 리스트'에 따르면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등 옛 유고연방 국가들은 지난 200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고연방 승계 문제 등에 대한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 문서에는 유고연방이 1991년 해체될 당시 여러 은행에 예치해둔 금액이 6억4천555만 달러(약 7천5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기록됐다.
크로아티아는 이 가운데 자국의 승계금 배분 비율(23%)에 따라 1억4천850만 달러(약 1천739억원)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세르비아는 협정 체결 이후 옛 유고연방 국가들과 승계금 분배 협상을 시작했을 때 계좌에 5천600만 달러(약 655억원)만 남아 있다고 통보했다. 차액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크로아티아는 세르비아에 자국 몫의 승계금과 함께 '사라진 차액'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크로아티아는 세르비아가 승계금 차액을 1990년대 자국 기업들의 외채를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베체르니 리스트는 보도했다.
안드레아 메텔코-즈곰비치 크로아티아 외무장관은 13일 "크로아티아는 어떻게 그 돈이 사라졌는지에 대한 해명을 지속해서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해당 자금을 불법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진 국가에 (크로아티아 승계금에 대한) 보상 방안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승계 협정의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상임공동위원회가 2004년 6월 협정이 발효된 이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만 진행됐다고 Hina는 전했다.
크로아티아 정부 관리는 옛 유고연방의 고위급 대표들이 참가하는 상임공동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운영되기 때문에 협의 진행 속도가 느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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