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상원 '홍콩 인권법' 표결 추진에 '반격' 예고
EU 홍콩 문제 종합적 조사 촉구에는 "내정간섭 용납 못 해"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홍콩 시위대와 경찰의 대치가 점차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상원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 인권법안) 표결을 추진하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미국 상원이 홍콩 인권법안을 추진하는 데 대한 평론을 요구받고 중국이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겅 대변인은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미국 의회가 홍콩 법안(홍콩 인권법안)을 심의하는 데 대해 엄중한 입장을 표했고, 교섭을 제기했다"면서 "현재 홍콩이 당면한 근본적인 문제는 인권이나 민주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과 혼란을 조속히 제압하고 질서를 회복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겅 대변인은 이어 "일부 미국 의원들이 홍콩 시위자들의 폭력 행위를 무시하고 공공연하게 급진 폭력 세력을 지지하는 것은 홍콩의 번영과 안정뿐 아니라 중국의 발전을 해치려는 목적"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역시 홍콩에 중요한 이익이 관여돼 있다"면서 "만약 홍콩과 관련한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다면, 중국의 이익뿐 아니라 중미관계 더 나아가서 미국 자신의 이익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겅 대변인은 "미국이 잘못된 방법을 이어간다면 중국은 온 힘을 다해 반격에 나설 것"이라며 "중국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자 홍콩 사무는 순수하게 중국의 내정에 속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며 "어떠한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이 정세를 분명히 보고, 낭떠러지에 이르러 말고삐를 잡아채기를 바란다"면서 "홍콩 관련 법안의 심의를 즉시 중단하고, 폭력 행위에 대한 지지를 멈추기를 원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외교 문제에서 보복 조치에 나서기 전 사용하는 '낭떠러지에 이르러 말고삐를 잡아채기'(위험에 직면해 정신을 차리고 돌아선다는 의미)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 사안에 대한 중국의 반격 의지가 확고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겅 대변인은 유럽연합(EU) 대변인이 홍콩 시위의 근본 원인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를 촉구한 데 대해서도 홍콩 문제는 중국 내정에 속한다며 외부 세력의 내정 개입을 용납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짐 리쉬(공화) 상원 외교위원장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중국을 주제로 진행한 토론회에서 홍콩인권법안의 상원 통과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