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내환' 시진핑, 일대일로 가속 정상외교 주력
홍콩 관련 '침묵' 속 그리스서 일대일로 성과 과시
브라질 도착…브릭스 정상회의서 다자주의 천명할듯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홍콩 시위가 갈수록 격해지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그리스에 이어 브라질 방문을 이어가며 중국 주도의 확정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홍콩 폭력 시위 가열과 미·중 갈등 등 대내외 악재가 산재한 상황에서 그리스 순방과 브라질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의 외교 성과로 위기를 타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13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12일(현지시간) 제11차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브라질에 도착했다.
이번 회의는 브라질 수도인 브라질리아에서 13~14일 열리며 시진핑 주석은 이 자리에서 미국을 겨냥해 다자주의 수호와 일방주의 반대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의는 지난해에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자유무역과 개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중국의 일대일로를 지지하면서 중국의 대규모 경협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지난 10일부터 그리스 국빈 방문을 통해 막대한 차이나머니를 뿌리며 유럽에 일대일로 참여를 위한 러브콜을 보냈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의 유럽 진출 핵심 거점인 그리스를 위해 피레우스항에 총 6억6천만유로(약 8천487억원)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에너지, 수송, 금융 등을 망라한 15개 분야의 경제 협력에 합의했다.
시 주석은 그리스 방문 기간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피레우스항을 직접 방문해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하면 막대한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알리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은 브라질로 출발에 앞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그리스 총리를 만나 중국이 그리스의 채무 위기 당시 도움을 줬던 점을 언급하면서 "그리스가 경제적 곤경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피레우스항 프로젝트가 진전을 이뤄 기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일대일로를 함께 건설하는 것은 그리스가 역내 교통 물류 허브로 자리 잡는 데 도움이 된다"며 향후 그리스와 일대일로 협력을 확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해외 순방 기간 홍콩 사태 격화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
중국 지도부에서 홍콩 문제를 총괄하는 한정(韓正) 상무위원 겸 부총리는 지난 9~11일 홍콩에 인접한 하이난(海南)을 방문해 강력한 경고음을 날린 뒤 베이징에 돌아와 홍콩 상황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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