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왕, 아바나 설립 500주년에 쿠바 첫 국빈방문

입력 2019-11-13 01:09
스페인 국왕, 아바나 설립 500주년에 쿠바 첫 국빈방문

역대 국왕 중 첫 쿠바 공식 국빈방문…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 면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이 쿠바를 국빈 방문했다.

펠리페 6세 국왕과 레티시아 왕비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오후 늦게 쿠바 아바나에 도착해 12일 혁명광장에 있는 독립 영웅 호세 마르티 기념비에 헌화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국왕은 이어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 면담했다고 현지 일간 그란마는 전했다.

스페인 국왕이 옛 식민지 쿠바를 국빈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펠리페 6세 국왕의 부친인 후안 카를로스 국왕은 2016년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의와 피델 카스트로 장례식 참석을 위해 두 차례 방문한 적이 있으나 공식 국빈 방문은 아니었다.

로이터통신은 이 방문이 '역사적인 방문'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방문은 쿠바 수도 아바나 설립 500주년을 즈음해 이뤄졌다.

아바나는 1519년 11월 16일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건설됐다.

다만 국왕 내외는 15일과 16일 500주년 기념식이 열리기 전에 사흘간의 방문 일정을 마치고 돌아갈 예정이다.

최근 미국의 잇단 제재 강화 속에 고립 위기에 놓인 쿠바는 스페인 국왕의 방문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아바나에 있는 국제정치 전문가인 라이니에르 페욘은 AFP통신에 "스페인 국왕 부부의 쿠바 방문은 양국 간의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관계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쿠바 전문가 아르투로 로페스-레비도 이번 방문이 "백악관을 향한 분명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스페인은 중국과 베네수엘라에 이어 쿠바의 세 번째 교역 파트너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권의 쿠바 강경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국왕 부부는 이번 방문에서 쿠바 역사학자와 함께 아바나를 둘러보고 동부 도시 산티아고데쿠바도 찾을 예정이다.

아울러 국왕이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미술관에서 대여해 들고 온 프란시스코 고야의 자화상이 아바나에 전시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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