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창립 8년만에 첫 흑자 기대"

입력 2019-11-12 13:38
수정 2019-11-12 14:25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창립 8년만에 첫 흑자 기대"

회사 창립 후 첫 기자간담회…바이오시밀러 판매 호조에 자신감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2019 바이오플러스'에서 최고경영자(CEO)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첫 흑자 달성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고 사장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창립 후 처음으로 진행된 이 기자간담회에서 "유럽서 판매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의 매출이 지난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약 6천500억원 이를 정도로 시장에서 빠르게 인정받고 있다"며 "창립 8년 만에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4종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개발해 유럽, 미국, 한국 등에서 판매 중이다.

유럽에서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성분명 에타너셉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성분명 아달리무맙)가 순항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파트너사 바이오젠에 따르면 베네팔리, 임랄디, 플릭사비 등 바이오시밀러 3종은 올해 3분기까지 5억4천240만달러(약 6천500억원)의 매출을 냈다. 지난해 전체 매출(5억4천510만 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다.

고 사장은 "올해 9월까지 매출액이 이미 작년 수준에 육박한 만큼 올해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한 시장 매출은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매출은 실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매출과는 다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판매는 국가별 파트너사와의 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정 부분 이익을 공유하게 된다.

고 사장은 이런 첫 흑자 달성의 요인으로 삼성그룹의 꾸준한 투자를 꼽았다.

그는 "적자를 낼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룹에서 꾸준히 투자해줬다"며 "여기에 더해 충분히 갖춰진 개발 인프라, 직원들의 노력 덕분에 흑자 달성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흑자 전환 이후에도 성장세를 유지하는 한편 외부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국내 바이오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매출 극대화, 원가 절감, 영업이익을 높이고 그 와중에도 개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의 더 많은 제품을 승인받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7월 유럽의약품청(EMA)에 'SB8'(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베바시주맙)의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내년에는 'SB11'(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라니비주맙)의 판매 허가 신청을 준비할 예정이다.

그러면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 혼자만 잘하는 게 아니라 국내 바이오 생태계 구축에 더 많이 노력할 것"이라며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고 사장은 경쟁사로 꼽히는 셀트리온에 대한 의견도 털어놨다. 그는 "바이오시밀러는 가격경쟁력과 품질은 물론 대량 생산체제를 갖춰야 하는데 셀트리온은 성공 여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우리가 잘하게 되면 한국 바이오의 위상이 더 높아질 수 있으므로 경쟁을 통해 개선해야 할 부분은 개선해 두 회사가 바이오시밀러 분야를 리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상장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기업공개(IPO)는 많은 자금을 한꺼번에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인데, 아직은 충분하게 자체적인 자금 조달이 되고 있다"며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면 언제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고 사장은 기자간담회에 앞서 바이오플러스 기조강연자로 나서서 면역관문억제제, 유전자치료제, 줄기세포 치료제 등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바이오플러스는 한국바이오협회가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행사로 국내외 바이오·헬스 전문가 2천여명이 참석하는 가운데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올해는 3차원(3D) 바이오프린팅 벤처업계의 세계적인 '라이징 스타' 애스펙트 바이오시스템즈의 테이머 모하메드 대표, 인공지능(AI) 신약개발 벤처인 사이클리카의 나히드 쿠르지 대표 등이 참가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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