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불탄 뼛조각 진실은…태국 활동가 의문사에 4명 체포영장
국립공원 강제이주 맞선 카렌족 활동가 대상 계획 살인 등 혐의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5년 여전 태국에서 실종된 카렌족 시민운동가가 불탄 유골 상태로 발견된 가운데 태국 법원이 용의자들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하면서 진실 규명 여부가 주목된다.
12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 중앙형사법원은 전날 사건 당시 국립공원 이사장이었던 차이왓 림리낏악손 등 4명에 대해 시민활동가 뽀라치 락총차런 살해 혐의 등으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빌리'로 불린 뽀라치는 지난 2014년 국립공원 측이 깽끄라찬 국립공원 내 카렌족을 강제 이주시키기 위해 가옥에 불을 지르는 등의 조처를 하자 이에 맞서는 소송을 이끌었다.
당시 30세였던 뽀라치는 이 과정에서 2014년 4월 17일 국립공원 관계자들에 의해 구금된 것이 목격된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그는 부인과 다섯 아이를 두고 있다.
차이왓 전 이사장은 뽀라치가 불법적으로 야생 꿀을 채집했다는 이유로 체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경고 조치와 함께 석방했다고 주장해왔다.
결국 그는 증거 불충분으로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고 사건도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에 대해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이 사건을 1980년대 이후 태국 내에서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활동가들의 실종 사건 82건 중에 포함했다.
그러나 지난 5월 국립공원 내 저수지 바닥에서 발견된 200ℓ 석유 드럼통에서 불에 탄 유골이 나오면서 진상 규명 작업이 시작됐다.
가족 DNA와 대조 작업을 통해 이 뼛조각이 뽀라치의 것임을 확인한 태국 특별수사국(DSI)은 차이왓 전 이사장에 대해 계획적인 살인 등 8가지 혐의를 적용,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그는 당시 국립공원 소속 부하 직원 두 명과 함께 뽀라치를 구금한 뒤 무기로 위협해 폭행하고 사망한 이후에는 사체를 숨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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