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힌 매듭 풀자"…한일 재계, '미래협력 파트너십' 토론(종합)
무협 주최…SJC 이사장 "일본내 한국 대신 대만·말레이와 협력 목소리 커져"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에 따른 한일관계 경색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국 기업인들이 민간 차원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무역협회는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한일 미래협력 파트너십 토론회'를 개최했다.
양국 관계의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화합을 촉구한다는 취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무역협회 김영주 회장과 서울재팬클럽(SJC) 모리야마 토모유키(森山朋之) 이사장을 비롯해 양국 기업인 150여명이 참석했다.
김 회장은 개회사에서 "미래 지향적 대화를 통해 양국 관계와 협력을 진전시킬 지혜가 도출되기를 바란다"면서 "일본의 새 연호인 '레이와(令和)'의 의미가 평화와 조화인 만큼 이번 행사가 한일 관계의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모리야마 이사장은 "최근 한일관계가 악화하고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지속하자 (일본에서) 한국이 아닌 대만 또는 말레이시아와 협력하자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면서 "빨리 양국 관계가 정상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대표적 지한파 경제학자인 와세다대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교수와 국민대 일본학과 이원덕 교수가 '한일 관계, 같이 가야 할 파트너'의 주제 발표를 했으며, '경제협력이 한일관계를 이끌기 위한 제언과 대화'를 주제로 한 토론도 이어졌다.
후카가와 교수는 이 자리에서 "한국은 일본과의 교역에서 만성 적자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지만 제조업 분야의 무역적자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면서 "최근 일부 분야에서는 한국이 오히려 흑자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붕괴 이후 벌어질 상황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끔찍할 것"이라며 "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같은 협력 체제에 가입해 미국의 전횡에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양국의 화합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매듭 풀기' 이벤트도 진행됐다.
코리아비즈니스리더스얼라이언스(KBLA)의 로드니 존슨 대표는 "한일 양국은 서로의 정치·지정학적 상황을 생각하지 말고 비즈니스 관계로 생각하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계의 '완충' 역할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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