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제1당 국민당 "녹색당과 연정 협상 개시"
환경·이주민 분야서 이견 존재…"협상 오래 걸릴 수도"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오스트리아의 제1당인 국민당과 지난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녹색당이 연립 정부 구성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11일(현지시간) 현지 신문 '디 프레세' 등에 따르면 보수 우파 국민당을 이끄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전 총리는 이날 기자 회견을 열고 좌파 성향의 녹색당과의 연정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쿠르츠 전 총리는 연정 협상이 "도전적인 절차가 될 것"이라면서 협상 성공을 위해서는 "창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녹색당은 환경과 기후 분야에서 강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우리에게 쉽지 않은 부분"이라면서 "그러나 그것은 그들이 선거에서 표를 얻은 이유이며 우리는 이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 국민당도 이주민, 치안, 기업과 조세 정책 등에 있어 명확한 입장이 있으며 그것이 우리가 선거에서 지지를 받은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양당의 확연한 입장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연정 협상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쿠르츠 전 총리는 기자 회견에 앞서 연정 협상 의사를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과 베르너 코글러 녹색당 대표에게 알렸다고 전했다. 녹색당은 전날 국민당과의 연정 협상 의사를 발표했다.
양당 간 구체적인 협상 일정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디 프레세는 이르면 12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국민당과 녹색당은 총선 이후 연정 협상을 위한 '탐색 회담'을 8차례 진행했으며 지난 8일 이를 종료했다.
이 기간 양측은 경제, 기후 변화, 이주와 통합, 교육, 정치권의 부패 척결 등을 주요 당면 정책 과제로 선정했다.
앞서 국민당과 함께 전 정부를 구성했던 극우 자유당 소속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부총리가 부패 의혹을 받으면서 지난 5월 두 당의 연정이 붕괴했다.
이후 9월 29일 조기 총선이 진행돼 국민당이 37%의 득표율을 얻으며 1위를 차지했고, 녹색당은 14%로 4위에 올랐다.
녹색당의 경우 이전 2017년 총선에서는 4% 미만의 득표율을 기록해 원내 진입에 실패했으나, 올해 선거에서는 기후 변화 이슈로 세몰이를 하며 일약 제4당으로 약진했다.
두 정당의 하원 의석은 전체 183석 가운데 과반인 97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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