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737NG 균열은 1㎝ '실금'…"한쪽만 발견돼도 양쪽 교체"(종합)
날개-동체 연결부위서 '퍼티그크랙'…수리 진행중인 대한항공 정비고 방문
국토부, 보잉 737 NG 100대 점검 완료…13대 운항 정지 상태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보잉 737NG 계열 기종은 엄청난 경험이 쌓인 비행기입니다. '피클포크'는 날개와 동체를 연결하는 큰 구조물인데, 여기에서 균열이 발견된 것은 날개가 굉장히 많이 움직이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퍼티그 크랙(fatigue crack·피로에 의한 균열)이죠."
이수근 대한항공 정비본부장(부사장)은 미국 보잉 항공기 737NG(넥스트 제너레이션) 계열 기종 동체에서 균열이 발생하는 원인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11일 취재진이 방문한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정비고에서는 균열 문제가 발생한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보잉 737 NG계열 항공기 3대의 피클포크 교체 작업이 한창이었다.
해당 항공기 앞에 마련된 선반에는 실제 균열이 발생해 기체에서 떼어낸 피클포크와 장착을 앞둔 새 피클포크가 동시에 놓여 있었다. 피클포크는 항공기 날개의 이음새를 기체 안쪽에서 고정하면서 동시에 받쳐주는 일종의 철제 지지대로, 크기가 상당하다. 이 큰 부품에서 0.7∼1.2㎝의 '실금'이 발견되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이다.
이 기종은 전날까지 세계적으로 1천241대를 점검한 결과 총 58대에서 결함이 발견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보유한 보잉 737NG 계열 항공기는 각각 32대, 22대다. 이 중 3만회 이상 비행한 대한항공 18대, 진에어 10대 가운데 각각 5대와 3대에서 균열이 발견됐다.
다만, 두 항공사 모두 이 기종의 비행 2만2천600회∼3만회인 항공기에서는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고, 2만2천600회 미만 항공기는 전날까지 6대를 점검했으나 결함이 없었다.
이 부사장은 "이 정도 미세한 균열이 있는 상태에서 항공기는 5∼10년 더 쓸(운항할) 수 있다"면서도 "최근 안전 문제가 이슈화하면서 한쪽만 균열이 발견돼도 양쪽 모두 교환하는 것으로 보잉사와 협의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부사장은 보잉으로부터의 항공기 운항 정지에 대한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부품 교체 외에는 별도로 추가적인 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항공기 운항을 정상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보잉은 수리 방법과 절차를 마련해 지난달 31일 한국에 긴급 수리팀을 보냈고, 1일부터 순차로 수리를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 측은 보잉에서 수리팀이 항공기당 25명씩 파견돼 주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날 보잉 수리팀으로 보이는 인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경욱 국토교통부 2차관은 최근 보잉 737NG 동체 균열 문제에 대한 안전 우려가 커지자 이날 대한항공[003490] 본사에 있는 정비고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김 차관은 "안전 확보에 조금의 차질이 없도록 비행 2만회 미만인 나머지 50대도 25일까지 모두 점검하겠다"며 "보잉 737NG 기종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항공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가 도입한 보잉 737NG의 결함 발견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2배 정도 높다"며 "필요하면 FAA(미국 연방항공국) 당국과 원인 규명을 공동으로 해보자고 제안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전날까지 보잉 737 NG 계열 기종 100대에 대한 점검을 완료했고, 동체 균열이 발견된 13대가 운항 정지 상태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이 기종은 총 150대로, 국토부는 전날까지 누적 비행 횟수 2만회 이상인 79대와 2만회 미만 21대 등 총 100대에 대한 점검을 조기에 마친 것이다.
비행 횟수 2만∼3만차례인 37대 가운데 동체에서 균열이 발견된 항공기 4대는 즉시 운항 중지 조처됐다.
앞서 국토부는 누적 비행 횟수 3만회 이상인 이 기종 42대를 지난달 10일까지 우선 점검해 균열이 발견된 9대를 즉시 운항 중지 조치한 바 있다.
동체 균열이 발생한 13대에 대해서는 제작사인 보잉에 균열 정보를 보내 기술검토와 자문을 받고 있다.
균열 항공기에 대한 수리 방법은 균열 부품을 완전히 교체하는 방식이다. 수리 기간은 한 대당 약 2주가 소요되며 내년 1월 초에 13대의 결함 항공기의 수리가 완료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번 점검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명된 보잉 737 NG 항공기도 미 연방항공국(FAA) 기준에 따라 균열 여부를 반복 점검하도록 관리할 계획이며, 일부 항공기 운항이 중지된 항공사가 무리한 운항을 하지 않게 하는 등 운항 관리 부분에 안전관리 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항공사에서 신규 737NG 도입할 때에는 동체 균열 점검을 먼저 수행하도록 하고, 균열이 없는 항공기만 국내 등록을 허용할 방침이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