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쇼핑축제 뒤엔 기술혁신…4천만뷰 라이브에 AR·AI까지
브랜드·상품·고객별 상세 데이터에서 물류 현황까지 한눈에
(항저우=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1일 오전 1시 26분. 중국 저장성 항저우(杭州)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 프레스 센터의 한쪽 벽 화면에는 타오바오(淘寶)의 인기 라이브 판매 방송 진행자들의 얼굴이 떠 있었다.
유명 쇼핑 호스트인 웨이야(viya)가 진행하는 개인 라이브 방송을 시청 중인 이들의 숫자는 한국 전체 인구에 육박하는 4천100만여명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날 하루만 알리바바에서는 이처럼 판매자들이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이 수만건 이상이 진행됐다.
알리바바가 마련한 라이브 방송 시스템은 판매자들이 스마트폰 하나만을 갖고도 자신만의 홈쇼핑 채널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판매자들은 방송을 통해 상품의 모습을 소비자들에게 자세히 보여준다. 또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점은 즉석에서 답을 해준다.
온라인 매장의 단점을 라이브 방송을 통해 극복함으로써 더욱더 많은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새롭게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간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최대 수천만명이 접속할 수 있어 엄청난 트래픽을 원활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술력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끊어지는 현상 없는 최적화한 시청 환경을 위해 비디오 및 오디오 스트리밍용 통신 기술을 새로 개발했다"며 "이 기술로 실시간 대화 품질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알리바바의 11월 11일 쇼핑 축제 성장의 배경에는 기술 혁신이 자리 잡고 있다.
순간적으로 막대한 거래와 결제를 처리하는 것 역시 알리바바에는 큰 도전이다.
이날 새벽 알리바바에서는 1초에 최대 54만4천건에 달하는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2009년 11월 11일 행사 때의 1천360배에 달하는 수치다.
아울러 첨단 증강현실(AR)과 인공지능(AI) 기술 역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알리바바는 올해 11·11 쇼핑 행사부터 티몰에서 화장품 고객들에게 증강현실(AR)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은 에스티로더와 맥(MAC) 등 화장품 업체 코너에서 전용 앱을 통해 립스틱 같은 화장품 제품을 발랐을 때 자신의 얼굴이 어떤 모습이 될지를 미리 볼 수 있다.
AR 엔진은 객체 인식 기술을 이용해 입술과 눈썹 등에 메이크업이 적용된 모습을 가상으로 미리 체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AI 기술이 적용된 음성 인식 기술도 본격적으로 올해부터 투입됐다.
알리바바가 개발한 스마트 스피커인 '티몰 지니'에서는 올해부터 음성으로 쇼핑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이날 본행사에 앞선 사전 판매 기간에도 이미 300만명 이상의 중국 고객이 음성으로 쇼핑을 하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5억명에 달하는 고객이 참여하는 11월 11일 행사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알리바바의 빅데이터 처리 능력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날 새벽 프레스룸에서 실시간 판매 액수 집계를 넘어서 상품, 브랜드, 국가별 판매 정보에서부터 쇼핑 축제에 참여 중인 고객별 동향, 국가에서 최말단 행정 구역을 아우르는 물류 현황을 상황실 격인 프레스 센터 화면에 일목요연하게 시각화해 띄워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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