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파괴력 아직은 '미풍'…"돈으로 선거 못 산다" 견제구(종합)
최근 여론조사 민주후보중 6위, 비호감도는 1위…지각변동 가능성 배제못해
계속 탐색하며 출마선언은 아직…악시오스 "통계 중시해 출마 안할 수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의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뒤늦게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 '합류'하면서 경선판이 출렁이고 있지만, 여론 조사상으로는 아직 '미풍'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출마 선언을 하고 경선에 뛰어들 경우 '지각변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다른 대선주자들도 경계심을 감추지 못한 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 여론조사기관 모닝 컨설턴트가 지난 8일(현지시간) 민주당 코커스 내지 프라이머리 참석 의사를 밝힌 2천225명을 대상으로 실시, 10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가상 양자 대결 오차범위 ±3%포인트, 민주당 대선주자 지지도 오차범위는±2%)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4%의 지지율로 민주당 대선후보 중 6위에 자리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31%로 1위를 차지했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20%),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18%),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8%),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6%)이 뒤를 이었다.
높은 대중적 인지도에도 기존 1∼5위 경선 구도에 균열을 내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이와 함께 블룸버그 전 시장의 비호감도는 25%로 전체 민주당 후보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 가상대결에서는 43%대 37%로 트럼프 대통령을 6% 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45%대 40%(5% 포인트 차), 워런 상원의원은 45%대 39%(6% 포인트 차), 바이든 전 부통령은 44%대 40%(4%포인트 차)로 각각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블룸버그 전 시장의 경우 워런 상원의원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큰 차이(6%포인트 차)로 앞섰으나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답한 부동층도 21%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는 블룸버그 전 시장이 앨라배마주 민주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 관리위원회에 2020년 대선 경선 출마를 위한 서류를 제출한 날 이뤄진 것이다.
그는 오는 12일 마감되는 아칸소 프라이머리 참여 신청서도 낼 예정이라고 캠프 측이 밝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그러나 초반 성적으로만 보면 기존 경선 구도를 흔들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 셈이어서 블룸버그 전 시장이 후발주자로서의 벽을 넘고 내부 경선에서 뒷심을 발휘할지 불투명해 보인다.
이와 관련,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앨라배마 경선 출마 서류 제출은 대중의 관심을 떠보기 위한 '타진용'일 수 있으며, 블룸버그 전 시장이 여전히 출마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인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여론 조사상 어쩌면 극복할 수 없을지 모를 장애물들이 남아있으며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이 건재할 경우 더더욱 그렇다는 이유에서다.
사업가 출신의 블룸버그 전 시장은 실용적이고 통계를 중시하며 여론 조사상 승리가 확실한지 여부에 의존해왔다는 것이다.
당내 주자들은 블룸버그 전 시장의 '재력'을 매개로 공세에 나서며 견제구를 날렸다.
특히 진보 진영의 샌더스 상원의원은 전날 블룸버그 전 시장의 출마가 "억만장자의 오만"을 보여준다고 직격했다고 의회 전문 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오늘 밤 우리는 마이클 블룸버그와 다른 억만장자들에게 말한다. 미안하지만 당신들은 이 선거를 살 수 없다"며 "(초반 경선지역인) 아이오와,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네바다를 피한 채 대통령에 당선되지는 못할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수억 달러를 미디어에 때려 붓는다고 해서 선거를 사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 시절은 가버렸다"고 꼬집었다.
워런 상원의원도 전날 행사에서 "누구든 환영한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라면서도 "선거는 억만장자들이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인 출신의 앤드루 양 후보도 8일 CNN 인터뷰에서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켜 "이 백만장자가 백악관에 들어가서 얼마나 많은 일을 망쳤는지를 본다면 사람들이 '이보다 더 돈 많은 사람이 (대통령으로서) 필요하다'고 말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표는 얻어내는 것이지 사는 게 아니다"고 가세했다.
다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가 레이스에 합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좋은 사람이다. 많은 좋은 일을 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라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그를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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