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남부 앨라배마서 모처럼 환영받아…미식축구 참관
반(反)트럼프 상징 '베이비 트럼프' 풍선은 흉기 공격에 파손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최근 주말이면 스포츠 경기를 참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에서 모처럼 큰 환영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딥 사우스'라 불리는 보수 성향의 남부 주들 가운데 하나인 앨라배마주를 방문해 대학 풋볼 경기를 관람하면서 관람객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 AP통신, CNN방송 등 현지 언론이 10일 전했다.
루이지애나주 대(對) 앨라배마주 대학팀 간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 귀빈석에 자리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영부인은 경기 시작 전 호명돼 관람객들부터 환호를 받았다.
경기장에 온 사람들이 대통령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고 여러 차례 '엄지 척'을 하기도 했다.
또 앨라배마 팬들이 환영의 뜻으로 빨간색과 흰색의 응원 도구를 흔들자 두차례 공중으로 주먹을 들어 보이며 답례했다.
관람객들은 "USA"를 외치며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의 구호인 "트럼프 2020"을 외치기도 했다.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놀라운 환영이었다. 관중들이 열광적으로 환호했다"고 이날 트윗에 올리기도 했다.
이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동안 워싱턴 D.C.에서 열린 야구 월드시리즈 5회차 경기에 참관했을 때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거나, 고향인 뉴욕의 종합격투기 UFC 경기에 갔을 때 야유와 환호를 동시에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4쿼터 경기 종료 8분 전 경기장을 떠난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가 모두 끝난 후 멋진 경기에 감사하다는 내용의 트윗을 날렸다.
관람객들은 대체로 대통령 참관으로 인한 보안 검사때문에 입장 줄이 길어진 데 대해 투덜대기는 했지만 정치적 정서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날 앨라배마주에선 한 30대 남성이 반(反)트럼프 시위에 주로 쓰이는 '베이비 트럼프' 풍선의 뒷면을 흉기로 찢어 바람을 빼고 달아나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일도 있었다.
베이비 트럼프는 기저귀를 찬 아기 모습으로 트럼프를 풍자한 오렌지색 대형 풍선이다.
이날 풋볼경기장 인근 공원에 트럼프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의 일환으로 세워진 베이비 트럼프를 공격한 인물은 호이트 허친슨(32)으로 경찰에 체포돼 1급 범죄행위로 기소됐다.
베이비 트럼프는 원래 런던에서 현지 활동가들이 선보였으나 이제 몇몇 단체들은 미 전역에서 베이비 트럼프 풍선을 갖고 다니며 정치 자금을 모으고 있다.
베이비 트럼프를 갖고 온 로버트 케네디는 여러 차례 베이비 트럼프를 출연시켰지만 한 번도 공격을 받은 적은 없다면서 다만 올 초 런던에서 어떤 사람이 풍선을 찌른 적이 있다고 말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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