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12년전 실종 'CIA 요원' 재판 개시 확인"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정부가 2007년 이란에서 실종됐다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주장하는 미국인 로버트 앨런 레빈슨에 대한 재판을 개시한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A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란 정부가 유엔에 "이란 법무부에 따르면 레빈슨 사건에 대한 재판이 이란 혁명재판소에서 진행 중이다"라고 인정한 사실 확인 문서를 제출했고, 이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레빈슨은 AP통신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이었다고 보도한 인물이다.
이란 정부는 그러나 재판 개시일, 혐의 사실, 그의 소재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란 혁명재판소는 통상 간첩, 내란 선동, 밀수 등 범죄를 다룬다.
레빈슨은 2007년 3월 이란 남부 키시섬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행방불명됐다.
FBI는 그를 찾으려고 500만 달러(약 58억원)의 제보 포상금을 걸었고, 미국 정부도 별도로 결정적 제보자에게 2천만 달러(약 232억원)를 주겠다고 공지했다.
미국 당국은 그의 실종과 관련, 러시아와 이탈리아의 조직 폭력단을 와해하는 공작에 능숙한 FBI 요원 출신이며 실종 당시 민간회사에 고용됐다고만 밝혔었다.
그러던 중 AP통신은 2013년 12월 레빈슨이 CIA의 정보분석 부서를 위해 이란에서 간첩 행위를 했고 그의 가족은 함구하는 대가로 CIA에서 연간 250만 달러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어 레빈슨에게 간첩 임무를 부여할 권한이 없는 CIA 정보분석 부서는 이런 월권행위가 적발돼 3명이 해고되고 7명이 징계받았다고 보도했다.
그의 모습은 2010년, 2011년 동영상을 통해 공개된 적 있지만 촬영 장소나 억류 주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가 이란에 있는지와 생사 여부를 두고 그간 언론보도가 엇갈렸다.
이란 정부는 올해 2월 유엔에 "레빈슨이 이란 수용 시설에 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이에 대한 조사를 종결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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