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경기 반등 기대 이르다…대외여건 불확실 여전"
"수출과 수입이 플러스로 돌아서야 경기 반등"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경기둔화 등이 주요 변수"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정수연 기자 = 일부 경기선행지표에서 미약한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회복 신호로 해석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표 개선세가 미약한 데다 미중 무역분쟁, 중국의 경기침체 가능성 등 대외환경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징후가 나타난다고 해도 강도가 미미해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설비투자지수는 최근 횡보하고 있고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도 조금씩 올라가는 조짐이 보인다"면서도 "개선세가 미약해 내년에도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들이 설비에 투자하면 생산과 고용이 차례로 커지기 때문에 설비투자지수는 앞으로의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표로 꼽힌다. 설비투자지수는 6월 이후 전월 대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다만 아직 수출이 마이너스(-)라 본격적인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결국 수출과 수입이 플러스(+)로 돌아서야 경기 반등이라고 볼 수 있다"며 "내년 경제가 전망대로 2%대 초반의 성장률을 보여도 이를 두고 반등이라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반도체 부진 속에 10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4.7% 감소했고, 수입은 14.6% 줄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영하 교보증권[030610] 연구원도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낫다고 해도 미미한 수준인 연 2.1%에 그친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무역 분쟁,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큰 점도 변수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일 미·중이 상대국에 부과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회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는 아무것도 동의하지 않았다"며 전면 부인함에 따라 분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재영·김우영 KB증권 연구원도 "무역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대외 수요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 경우 국내 지표의 추세적인 반등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영하 교보증권 연구원도 "내년 경제의 최대 위협요인은 중국의 경기둔화다. 중국경제는 수요 부진과 투자심리 위축에 6%대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미·중 갈등이 크게 완화한다면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무역 분쟁이 올해 한국 성장률에 미친 영향이 워낙 커, 미·중 리스크가 사라지면 성장률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간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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