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反보우소나루 기류 꿈틀…대통령 부자 비난 시위 벌어져
좌파 야권의 대통령 아들 하원의원 제명 추진이 자극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의 강성 발언도 반(反) 보우소나루 정서를 부채질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최대 도시 상파울루의 중심가인 아베니다 파울리스타에서는 전날 밤 좌파 정당과 사회단체가 주도한 시위가 벌어졌다.
폭우 속에 진행된 시위 참가자들은 좌파세력에 대한 증오심을 드러내고 군사독재정권의 좌파 탄압 행태를 두둔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에두아르두 의원을 강하게 성토했다.
에두아르두 의원은 지난달 말 인터뷰를 통해 좌파가 급진적인 행태를 보이면 'AI-5'이 되풀이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5'는 군사독재정권 초기인 1968년 제정된 일종의 보안법으로 의원 탄핵과 정치적 권리 정지, 해임, 정계 은퇴 등을 강제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법은 좌파세력을 탄압하는 도구로 이용됐다.
인터뷰 내용이 공개되자 정치권에서는 강력한 비난이 제기됐으며, 상원의장과 하원의장도 "헌법에 대한 도전"이라며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특히 하원 윤리위원회의 주셀리누 필류 위원장은 "의원들의 모든 발언이 면책특권에 의해 보호될 수 없다"면서 에두아르두 의원 제명안이 제출되면 중립적 입장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 노동자당(PT)과 사회주의자유당(PSOL). 브라질공산당(PC do B) 등 좌파 정당들은 전날 윤리위에 에두아르두 의원 제명 요청서를 제출했다.
사회주의자유당의 탈리리아 페트로니 의원은 "에두아르두 의원의 발언은 헌법과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라고 제명 추진 이유를 밝혔다.
시위에서는 또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발생한 좌파 사회주의자유당(PSOL) 소속 마리엘리 프랑쿠 시의원 살해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촉구하는 주장도 터져 나왔다.
프랑쿠 시의원은 지난해 3월 14일 귀가 도중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현장에서 숨졌다. 승용차를 몰던 운전사 안데르손 고미스도 함께 사망했다.
리우 빈민가 출신의 흑인 여성이며 성 소수자로 알려진 프랑쿠 시의원은 인권단체에서 활동했으며 경찰 폭력을 강도 높게 비난해 왔다.
연방검찰과 리우 경찰은 사건 발생 1년 만인 지난 3월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마리엘리 시의원이 보복 살해당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으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주장도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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