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반군, 여당 의원까지 억류…잇따른 납치로 긴장 고조

입력 2019-11-06 12:07
미얀마 반군, 여당 의원까지 억류…잇따른 납치로 긴장 고조

여당 "가능한 한 빨리 석방해야" 촉구…반군 "심문 뒤 결정"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무장 반군이 최근 잇따라 납치극을 벌이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6일 dpa 통신에 따르면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주도하는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묘 민트 대변인은 통신에 "아라칸군(AA)이 호이 틴 의원을 가능한 한 빨리 석방하길 요청한다"면서 "이번 일은 국가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촉구했다.

AA 반군은 라카인주(州)에서 불교계 소수민족인 라카인족(또는 아라칸족)의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무장 반군으로, 지난 3일 라카인주 칼란단 강변에서 틴 의원과 인도인 네 명 등을 포함해 10명을 납치했다.

AA가 시민은 물론 군인이나 경찰을 납치한 적은 많았지만, 의원이 대상이 된 적은 없었다.

AA는 그러나 다음날인 4일 60세 인도인 한 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틴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인질들을 석방했다.

AA는 틴 의원이 미얀마군과 협력해 사람들을 모집해 반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해왔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친 주(州)에서 인종 폭동을 일으키려 했다고 비난했다.

틴 의원은 라카인주와 인접한 친주에서 활동 중이다.

AA 대변인은 NLD의 석방 요구에 대해 "심문 뒤에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고만 밝혔다.

AA는 지난달 26일 운행 중인 선박을 공격, 휴무 중인 10여 명의 군인과 30명가량인 경찰관, 교정국 직원 두 명 등을 납치했다.

라카인주에서 반군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스포츠단으로 위장한 채 고속버스를 습격해 소방관과 시민 등 31명을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한 지 2주도 채 안 돼 발생한 사건이다.

라카인주는 약 2년여 전 로힝야족 대학살의 비극이 일어난 곳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미얀마군과 AA간 충돌이 이어지면서 민간인 3만5천~4만명가량이 고향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것으로 유엔은 파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방글라데시로 피신하지 않고 라카인주에서 사는 로힝야족 20만명의 삶도 위협받고 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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