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권 분쟁' 인도 농부, 세무 공무원 불태워 살해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남부에서 한 농부가 여성 세무 공무원을 산 채로 불태워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5일 인도 NDTV 등 현지 매체와 BBC 뉴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남부 텔랑가나주 압둘라푸르메트에서 비자야 레디라는 세무 공무원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화재로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레디는 이날 법원 심문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온 뒤 토지 문서를 갖고 온 수레시 무디라주라는 남성과 면담했다.
그런데 잠시 후 사무실 안에서 폭발음과 함께 비명이 들렸고, 바깥에 있던 직원 두 명은 문을 열려고 했으나 안에서 잠긴 상태였다.
직원 중 한 명인 구루나탐은 "레디는 겨우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지만 이미 모든 곳에 불이 번져 있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담요를 동원해 불을 끄려 했지만, 불길은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레디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고, 진화 과정에서 심한 화상을 입은 구루나탐도 5일 사망했다.
수레시는 레디에게 인화 물질을 끼얹은 후 불을 붙였고, 자신도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그는 화상을 입은 채 체포돼 현재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공범 존재 여부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수레시는 인근 마을에 사는 농부로 그의 가족은 토지 재산권과 관련해 법정 싸움을 벌여온 상태였다.
수레시의 아버지 크리슈나는 "토지분쟁 소송이 진행 중이었지만 그 일은 나와 내 형제가 다루고 있었다"며 "수레시가 왜 그 공무원을 만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텔랑가나 세무공무원협회는 이 같은 사태가 빚어진 일에 항의하며 3일간 업무 거부에 돌입했다.
라빈데르 레디 반가 협회장은 "정부 사무실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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