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자유' 19위…"페미니즘 지지한다고 표적되기도"(종합)

입력 2019-11-05 17:11
한국, '인터넷 자유' 19위…"페미니즘 지지한다고 표적되기도"(종합)

美프리덤하우스 "세계 인터넷 자유도는 전반적 하락"…아이슬란드 1위

中, 4년 연속 최하위…홍콩 시위 계기로 SNS검열 강화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온라인에서 개인의 의사를 얼마나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 '인터넷 자유도' 조사에서 한국이 전년과 마찬가지로 '부분적 자유국'(Partly Free)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의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2019 국가별 인터넷 자유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해 전체 65개국 중 19위에 올랐다.

점수로는 100점 만점에 64점을 획득해 나이지리아, 앙골라, 튀니지, 브라질 등과 함께 공동 19위를 차지했다.

평가 항목은 크게 세 부분이다. 자유로운 인터넷 접근 기회(25점), 콘텐츠에 대한 제약 여부(35점), 사용자 권리 침해 정도(40점)에 각각 점수를 매겨 100점에 가까울수록 높은 수준의 인터넷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한국은 특히 사용자 권리 침해에 대한 평가에서 40점 만점에 19점이라는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프리덤하우스는 조사 기간에 한국 여성들이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상에서 페미니즘 운동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표적이 되는 우려스러운 추세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스파이캠'으로 불리는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한 불법 촬영물과 보복성 음란물(리벤지 포르노) 등으로 인한 범죄가 증가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 여성이 인터넷에서 성별로 인한 차별과 괴롭힘, 폭력에 노출돼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순위가 높은 나라는 총 95점을 획득한 아이슬란드다. 94점을 받은 에스토니아와 87점을 받은 캐나다가 각각 2·3위로 뒤를 이었다.

중국은 10점을 받아 4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다.

프리덤하우스는 중국 정부가 홍콩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소셜미디어를 통한 시위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전례 없는 인터넷 검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또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톈안먼 사태 등을 의식해 소셜미디어에서 정부가 유해하다고 판단한 게시물을 분기별로 검열해 삭제하고, 해당 계정을 폐쇄하는 방식으로 정보 통제를 강화했다.

이란(15점)과 시리아(17점)도 10점대 점수를 받아 중국과 함께 '인터넷이 자유롭지 않은 국가'(Not Free)로 분류됐다.

북한은 데이터가 집계되지 않아 순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보고서에서 프리덤하우스는 과거 공론의 장으로 기능하던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극우·포퓰리즘 진영의 선전 도구로 전락하면서 세계 인터넷 자유도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고 총평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권위주의 국가에서는 인터넷 사용자의 정보를 식별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표현을 걸러내는 고도의 '검열 장치'를 도입해 대규모 감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소셜미디어가 타국의 선거와 정치에 악의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면서 인터넷 자유의 미래는 소셜 미디어를 바로잡을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프리덤하우스는 덧붙였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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