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원주민 지도자 벌목업자들과 총격전 도중 피살
다른 원주민 지도자 1명 중상…벌목업자도 1명 실종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북동부 지역에서 원주민 지도자가 벌목업자들과 충돌 과정에서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북동부 마라냥 주(州) 봉 제주스 다스 세우바스 지역에 있는 아라리보이아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전날 원주민 지도자 파울루 파울리누 과자자라가 벌목업자들과 총격전을 벌이다 목숨을 잃었다.
파울리누는 현지에서 '숲의 수호자들'이라고 불리는 원주민·삼림 보호단체를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울리누 외에 다른 원주민 지도자인 라에르시우 소우자 시우바는 중상을 입었고, 벌목업자 1명은 실종됐다.
파울리누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원주민 보호구역에서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등 비정부기구(NGO)와 브라질 원주민 단체 회원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파울리누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면서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좌파 정당의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원주민 지도자 소니아 과자자라는 이번 사건을 '제도적 학살'로 규정하면서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발생하는 유혈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라냥 주에 있는 원주민 보호구역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불법적인 금광 개발과 벌목 행위가 자행돼 왔다.
'숲의 수호자들'은 지난 2012년에 결성돼 불법 금광 개발과 벌목을 막고 '외부 침입자'를 쫓아내는 등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 원주민과 NGO 회원 등 18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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