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원장 인터뷰] "'타다'는 분명히 플러스…공정위 초기에 의견 밝혔어야"
앞으로 혁신적 서비스 나오면 적극 의견 개진 예고
'세일비용 50%이상 부담' 유통계 불만엔 "납품업자가 손해보는 구조"
"갑을관계 신고 처리 기간 줄일 것…공정위 인력 증원·지자체 협력 필요"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대희 김경윤 기자 = 렌터카와 운전기사를 함께 제공하는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둘러싼 사회·경제적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타다가 '경쟁 촉진'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조 위원장은 지난 1일 연합뉴스와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타다는 혁신적 모습과 새 서비스로 시장의 경쟁을 불러일으킨다는 측면에서, 공정위의 전통적 관점에서 (보면) 분명히 플러스(+)다"며 "공정위가 아예 처음에 이런 의견을 밝혀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다"고 밝혔다.
그는 "타다뿐 아니라 새 모빌리티(이동수단)가 시장에 도입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타다가 처음 도입됐을 때 불법이냐 아니냐, 허용하느냐 마냐 논의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공정위는 시장 친화적, 경쟁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이야기하고, 타다로 발생하는 부정적 효과는 다른 주무부처들이 어떻게 처리할지 말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공정위는 정부부처에서 발의하는 법안 등이 '반경쟁적'인지, 경쟁적이면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공정위가 이 권한을 좀 더 일찍 행사했더라면 현재 타다와 관련한 논란을 많은 부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혁신적 서비스·상품이 나오면 시장경쟁 관련 의견을 피력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조 위원장은 "제 방침일 뿐 아니라 공정위의 의무 중 하나"라며 적극적 의견 개진을 예고했다.
조 위원장은 공정위가 최근 발표한 새로운 '대규모 유통업 분야 특약매입거래 부당성 심사지침'(이하 특약매입 지침)과 관련, 취지를 설명하고 유통업계의 관행 개선도 당부했다.
새 지침에 따르면 내년부터 백화점과 입점업체가 함께 세일(가격 할인행사)을 진행할 경우, 백화점은 입점업체의 판매수수료율을 낮추는 방법 등을 통해 세일로 발생한 비용의 절반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조 위원장은 새 지침 중 세일 등 민감한 부분의 적용 시점을 지침 시행(10월 31일) 2개월 뒤인 내년 1월 1일로 잡은 것과 관련, "시장이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2개월 유예에도 불구, "세일이 불가능하다"며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제기하는 불만에 대해서는 "외국의 경우 유통업체가 상품을 대부분 직매입해서 90%까지 할인하지만, 우리나라는 대부분 특약매입이기 때문에 유통업자가 위탁 수수료를 받고 재고 위험은 감내하지 않는다"며 "이는 (세일 등으로) 가격을 내리면 납품업자가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국내 유통업계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직매입은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가 직접 상품을 사서 파는 방식인 데 비해, 특약매입은 대형유통업체가 입점업체로부터 상품을 외상으로 사들여 판매한 뒤 판매 수수료를 뺀 상품 대금을 입점업체에 지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특약매입에서 안 팔린 물건은 반품을 통해 입점업체가 떠안게 되는데, 현재 우리나라 백화점과 아웃렛의 특약매입 비중은 70∼80%에 이른다.
그는 "(지침의 취지는) 직매입을 하거나 (세일 시) 수수료를 조금씩 받자는 것으로, 유통업자와 납품업자가 합리적 계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취임사에서부터 강조해온 '갑을 관계에 따른 불공정 행위 개선' 과제에 대해서는 "갑을 관계 신고인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사건 처리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라며 "사건 처리 시간을 줄이는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처리 기간 단축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지자체가 자체 검토·답변, 서면 계약서 발부 확인, 분쟁 조정, 과태료 부과 등의 과정에서 역할을 해주면 신고 처리 속도가 크게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같은 맥락에서 조 위원장은 공정위의 인력 증원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한 해 공정위에 신문고 등을 통해 들어오는 민원 수만 4만∼5만건에 이르는데, 현재 공정위 정원은 650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피해자를 신속히 구제하고 싶은데 인원과 리소스(자원)가 너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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