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서 '라마단 금식' 강요한 말레이 부모 재판
아동복지 당국, 자녀 다섯 명 부모와 즉각 분리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노르웨이에 사는 말레이시아인 부부가 자녀들에게 라마단 금식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법정에 선다.
1일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 말레이시아 매체에 따르면 42세 말레이시아인 하이리 무하마드는 노르웨이에서 10년 넘게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으며, 동갑내기 아내와 함께 4세∼16세의 자녀 다섯 명을 뒀다.
그의 자녀 중 한 명은 올해 5월 초 라마단 기간에 오랜 시간 금식이 힘들다고 학교 선생님에게 말했고, 이러한 불만이 아동복지 당국에 전달됐다.
노르웨이 당국은 자녀 다섯 명을 즉각 세 가정이 임시 보호하도록 부모와 분리 조치했다.
또, 경찰 수사 결과 자녀들을 라마단 기간에 강제로 금식시키고, 기도하라고 때렸다며,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은 이달 4일부터 시작된다.
이슬람 신자는 이슬람력으로 9월을 뜻하는 라마단 한 달 동안 해가 떠서 질 때까지 음식을 먹거나 물 등을 마시지 않고 금욕생활을 한다.
무하마드 측은 "이슬람 신자로서 아이들에게 기도하고, 코란(이슬람 경전)을 배우고, 라마단 기간에 금식하라고 시킨 것뿐"이라며 "신체적 학대는 없었고, 경찰도 집에서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무하마드 부부는 재판에서 이길 확률이 낮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아이들이 같이 살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대사관을 통해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재판 진행 과정을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4년 전에는 스웨덴에서 말레이시아인 부부가 자녀를 학대한 혐의로 기소돼 아내가 징역 14개월, 남편이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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