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참의원 의장 "사과 불충분" 文의장과 회담 거부

입력 2019-11-01 10:31
수정 2019-11-01 16:26
日참의원 의장 "사과 불충분" 文의장과 회담 거부

文 의장 반복 사과했는데 '일왕 사죄' 언급 계속 문제삼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산토 아키코(山東昭子) 일본 참의원 의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왕의 사죄를 거론한 문희상 한국 국회의장의 발언을 문제 삼아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 회의를 계기로 도쿄를 방문하는 문 의장과의 회담을 거부했다.

일본 참의원 사무국 관계자는 4일 열리는 G20 국회의장 회의와 관련해 "산토 의장은 이번에 문 의장과 회담하지 않기로 했다"고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 의장이 외신과 인터뷰를 하면서 일왕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손을 잡고 진정으로 미안했다고 말하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산토 의장이 사과와 철회를 요구했으나 충분한 답변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산토 의장의 사과 요구와 관련, 그는 "문 의장으로부터 서간(편지)이 있었고 2월 발언에 관해서 '오와비'(사죄를 뜻하는 일본어)라는 표현은 사용됐지만 산토 의장은 그 내용이 일본 국민에게 전할 정도의 충분한 회답이 되지 않는다며 다시 사죄와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의장이 이에 반응하지 않아 양자 회담을 할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문 의장은 올해 2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키히토(明仁) 당시 일왕을 '전쟁범죄의 주범 아들'이라고 칭하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나 곧 퇴위하는 일왕의 한마디면 된다. 고령 위안부의 손을 잡고 진정 미안했다고 말하면 그것으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후 아베 총리가 "대단히 부적절한 내용"이라며 유감을 표명했고 고노 다로(河野太郞) 당시 외무상이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고 반응하는 등 일본 정치권이 반발했다.

문 의장은 올해 6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를 서울에서 만나 "마음을 상한 분들에게 미안함을 전한다"며 해당 발언에 대한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문 의장은 알려진 것만 두 차례 사과의 뜻을 표명했으나 산토 의장은 여전히 '불충분'을 내세우며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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