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백악관 NSC 참모 "트럼프 '우크라 통화'에 불법 없어" 증언

입력 2019-11-01 07:40
수정 2019-11-01 10:20
前 백악관 NSC 참모 "트럼프 '우크라 통화'에 불법 없어" 증언

트럼프 주장 옹호…줄리아니 대해선 "떨어져 있으라는 조언들어"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의 전화통화에서 불법적인 것은 없었다고 백악관 전직 관리가 31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P 통신, CNN 방송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하다 하원 출석을 앞두고 전날 사임 의사를 밝힌 티모시 모리슨 전 NSC 국장은 이날 하원 탄핵조사에서 비공개 증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공화당에서 20년 가량 일한 모리슨은 트럼프와의 견해 차이로 경질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작년 7월 NSC 대량살상무기 및 생화학공격방어 담당 선임국장으로 뽑아 백악관에 합류했다. 이후 피오나 힐 전 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국장의 뒤를 이어 지난 7월 이 자리를 맡았다.

모리슨은 "분명히 하고 싶다"며 "나는 어떤 불법적인 것이 논의되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통령의 요구를 반드시 부적절하거나 불법적인 것으로 보지 않았다면서 그보다는 이 지역에서 동맹국을 지원하는 미국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모리슨은 "나는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정통한 많은 다른 사람들처럼, 우크라이나가 부패 문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 종용이나 이를 전제로 한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보상대가)는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또 백악관은 미국이 원조를 보류한 이유는 유럽 등 다른 국가의 지원이 부족했고, 우크라이나 부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모리슨은 백악관이 공개한 통화 녹취록에 대해선 "내가 기억하는 한 대화 메모는 통화의 실체를 정확하고 완전하게 반영하고 있다"며 두둔했다.



한편 모리슨은 힐 전 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국장이 재직할 당시 힐로부터 트럼프의 개인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가 추진하는 우크라이나 정책에서 떨어져 있으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힐은 우크라이나 압박 행보에 대한 NSC 내부의 불편한 기류를 증언한 바 있다.

줄리아니는 비선으로 우크라 측에 바이든 조사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리슨은 22일 트럼프 측에 불리한 증언을 한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과 관련해서는 진술이 대체로 정확하다면서도 일부 사항에서 자신과 관점이 다르다고 했다. 테일러는 미 정부가 정치적 동기에 따라 우크라 원조를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이날 증언에 대해서는 여러 평가가 나왔다.

WP는 모리슨이 트럼프 정부의 우크라이나 접근에 대해 우려한 테일러 대행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AP는 그가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 등 앞선 일부 증인과 모순되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빈드먼은 트럼프의 통화가 미 안보를 약화시킬 것을 우려했다고 증언했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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