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쿠르드, 시리아군 무조건 병합 거절…"별도 지위 존중"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터키의 공격, 미군의 철수 등으로 근거지인 시리아 북동부에서 철수한 쿠르드족 시리아민주군(SDF)은 시리아 정부군에 조건없이 병합될 수 없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SDF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낸 성명에서 "우리는 처음부터 (시리아 정부와 쿠르드족의) 통합은 정치적 해법에서 나온다는 입장이 분명했다"라며 "SDF의 특별한 지위, 체계를 인정하고, 단결의 우산 아래 자체 작전을 허용할 수 있도록 시리아군을 재조직하는 게 그 해법이다"라고 요구했다.
앞서 시리아 국방부는 터키의 공격으로 위기에 처한 쿠르드족 민병대를 시리아군 산하 조직으로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제안했다. 또 쿠르드족 민병대원 가운데 법적 병역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면 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SDF의 사령관급인 마즐룸 압디는 자신의 트위터에 "시리아 국방부가 우리에게 제안한 형식과 절차는 개인 자격으로 정부군에 가담하라는 것이다"라며 "이런 방식은 반갑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시리아 쿠르드족은 시리아 내전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정치적으로 반대편으로 분류되지만, 필요에 따라 종종 일시적으로 연대하기도 했다.
이슬람국가(IS) 소탕을 위해 쿠르드족을 지원했던 미군이 등을 돌려 철수한 직후 터키군이 9일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펴자 시리아 정부군과 손을 잡았다.
쿠르드족은 그러나 시리아 정부군에 일방적으로 흡수·병합돼 IS와 맞선 전공과 존재감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우려,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려고 시리아 정부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 민병대가 철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군사 작전을 중지한다고 했지만 철수가 마무리 된 29일 이후에도 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SNA)이 공격을 멈추지 않고 국경 지대에서 교전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터키와 러시아는 다음달 1일부터 쿠르드 민병대가 철수한 시리아 북동부 안전지대를 공동 순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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