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미중갈등·홍콩사태에도 건재 과시…후계 물밑으로

입력 2019-10-31 21:49
수정 2019-11-01 20:30
시진핑, 미중갈등·홍콩사태에도 건재 과시…후계 물밑으로

4중전회서 '시진핑 사상' 강조되며 당·정·군 장악력 강화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마오쩌둥(毛澤東) 이래 가장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는 평을 듣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시위사태 등 '내우외환' 속에서도 건재를 과시했다.

특히, 이번 전회를 계기로 중국 공산당뿐만 아니라 정부와 군에 대한 장악력까지 높여 시진핑 집권 2기를 둘러싼 후계자설은 사실상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31일 끝난 제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 결과를 보면 중국 중앙위는 미·중 갈등과 홍콩 사태 등 복잡다단한 상황 속에서 지도부에 무리한 변화를 주기보다 시 주석에 힘을 실어주면서 난국을 타개하는 쪽으로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잠재적 후계자가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전격 입성할지 관심이 높았지만 결국 신임 상무위원은 등장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후계자로 거론되던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당 서기와 후춘화(胡春華) 부총리 등 잠룡들은 당분간 더욱 몸을 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회의 의제는 '중국 특색사회주의 제도의 견지와 완비, 국가 통치 체계와 통치 능력의 현대화'였으며, 당의 '핵심'인 시 주석을 수호하자는 문구가 여러 차례 강조됐다.

전회에서는 "두 가지 수호"(兩個維護·양개유호)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당의 중심인 시진핑을 확고히 지키고,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적이고 통일된 영도를 확고하게 수호한다'는 것으로 모두 시진핑 중심의 지배체제 강화를 위한 것이다.

또한 전회는 당의 영도 체계를 견지하고 완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의 영도가 국가 통치의 각 부문에 구현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은 모든 것을 영도하며 당 중앙의 권위를 확고히 지켜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이번 전회에서 "인민들이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한 당 중앙위원회를 둘러싸고 더욱 긴밀하게 단결해야 한다"면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사회주의 사상의 지도'를 재차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을 건국한 마오쩌둥 이후 최강의 권력자로 평가된다.

마오쩌둥 1인 지배 후 덩샤오핑이 집단지도체제를 만들었지만 시 주석은 2012년 11월 집권 후 권력을 계속 강화해 사실상 1인 체제를 구축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시 주석은 전임인 장쩌민 전 주석을 넘어서는 절대적 권위와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등 당·정·군권을 장악한 것을 넘어 각종 영도 소조나 위원회의 수장도 직접 맡고 있다.



시 주석은 전통적으로 총리가 담당하던 경제까지 챙기고 있다. 또한, 헌법에서 국가주석 3연임 금지 조항을 삭제해 장기 집권의 길도 열었다.

하지만 장기 집권으로 가는 길에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경기 둔화, 홍콩 문제 등 풀어야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와 관련해 이번 전회에서 민생 분야도 강조됐는데, 이를 놓고 경기하강 속에 민심 이반을 우려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또한, 전회는 국내외 위험과 도전이 급증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이번 회의에서 공산당의 집정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시 주석이 해결할 문제가 많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면서 "실업 문제와 더불어 미국과 무역 갈등, 홍콩, 위구르 문제 등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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