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효과'에 웃은 삼성전자 3분기, 반도체는 '아직'

입력 2019-10-31 10:10
'갤럭시 효과'에 웃은 삼성전자 3분기, 반도체는 '아직'

스마트폰·디스플레이 '훌쩍'…반도체 영업익은 또 하락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는 '갤럭시 효과'에 따른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실적 개선으로 요약된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은 영업이익 추가 하락이 이어졌으나 업황 개선 신호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황의 본격적인 반등은 내년 초로 보는 전망이 많고, 디스플레이 사업 액정표시장치(LCD) 구조조정 비용도 증가해 4분기는 '쉬어가는 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갤럭시 호조에 스마트폰·디스플레이 '깜짝' 실적

3분기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의 실적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인 건 '갤럭시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2조9천200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10과 A시리즈의 판매 호조와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IT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확대되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도 본격화됐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지난 분기 일회성 수익으로 '반짝' 실적을 거뒀던 디스플레이 사업도 갤럭시 노트10과 갤럭시 폴드의 판매 효과를 톡톡히 봤다.

매출은 9조2천600억원, 영업이익은 1조1천700억원으로 일회성 수익 없이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삼성전자 측은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성수기에 진입하며 주요 고객사 신제품 출시에 따른 가동률 향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와 함께 미국 애플의 아이폰,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수요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은 현재 중국발 공급과잉과 판가 하락이 지속하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초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한 QD(퀀텀닷) 디스플레이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밖에 IM 부문 네트워크 사업은 3분기 국내 5G 확대와 해외 LTE망 증설을 지속했다.

4분기에는 삼성전자 A시리즈의 신모델 출시로 견조한 판매를 지속하겠으나, 노트10 신제품 효과는 줄어들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대형 LCD 구조조정과 비수기 진입 영향으로 판가가 지속해서 하락하고 스마트폰용 패널 수요도 3분기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부터는 5세대 이동통신(5G) 효과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5G 본격 대응과 라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스마트폰 판매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5G 스마트폰 교체 수요로 디스플레이 사업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IM 부문의 네트워크 사업부도 5G 전국망 확산에 따른 수혜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 반도체, 3조원 간신히 웃돌아…TV·가전은 '양호'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3조500억원을 기록하며 3조원을 간신히 웃돌았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 3조4천억원으로 11분기 만에 처음 4조원을 밑돈 데 이은 추가 하락이다.

다만 매출은 17조5천9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 늘어나면서 '바닥'을 지나고 있는 반도체 업황의 상승 기류도 감지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3분기에는 주요 고객사들의 고용량 메모리 스마트폰 출시가 있었고,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도 증가했다.

또한 최근 낸드플래시의 재고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D램 또한 느리게나마 정상화 단계를 밟고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시스템 반도체 2030'을 이끌 시스템 LSI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도 중국에 판매되는 이미지센서, 극자외선(EUV) 7나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의 공급 확대가 이어졌다.

4분기에도 수요와 공급이 소폭씩 조정되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겠지만 업황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투자 업계는 D램 가격의 2020년 1분기 반등, 낸드플래시 가격의 올해 4분기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내년부터는 미국, 중국, 일본에서 5G 경쟁이 치열해지고, EUV 장비를 사용하는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만 공급할 수 있어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20년 수요 견조세가 예상되지만, 대외환경 이슈 등에 따른 불확실성은 지속할 것"이라며 "업황에 따른 탄력적 공급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TV와 생활 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 가전(CE) 부문은 영업이익 5천500억원으로 작년 동기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QLED TV 등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LCD TV의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전분기와 작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었다.

생활가전에서는 비스포크 냉장고 등 맞춤형 가전이 인기를 얻으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TV 사업은 통상 연말 마케팅 비용 증가로 4분기 영업이익률이 낮아지지만, 프리미엄 TV 판매 비중 확대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에도 8K TV 라인업을 강화해 시장의 본격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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