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아들 "칠레처럼 시위 벌어지면 강경진압" 논란

입력 2019-10-31 07:55
수정 2019-10-31 11:32
브라질 대통령 아들 "칠레처럼 시위 벌어지면 강경진압" 논란

하원 연설 통해 주장…좌파세력에 증오심 드러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이 칠레에서와 같은 시위가 브라질에서 벌어지면 강경하게 진압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집권당인 사회자유당(PSL) 원내대표이자 하원 외교위원장인 에두아르두 의원은 전날 하원 연설을 통해 칠레 시위 사태와 유사한 상황이 브라질에서도 벌어지면 강력한 경찰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두아르두 의원은 "칠레는 중남미에서 1인당 소득 수준이 가장 높고 연금제도도 잘 정비돼 있다"면서 "칠레는 경제 문제에 있어서 라틴아메리카의 모범사례"라고 말했다.

이는 사회적 지위 개선과 높은 생계비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지난 25일 수도 산티아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칠레 국민 120만명의 인식과 한참 동떨어진 것이라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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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에두아르두 의원은 브라질 좌파세력에 대해 강한 증오심을 드러냈다.

그는 "그들은 칠레에서 벌어지는 일이 브라질에서도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좌파세력이 지난해 대선 결과에 불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을 언급하지는 않은 채 브라질에서 시위로 극단적인 사태가 조성되면 역사가 반복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이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한편, 브라질 정부는 칠레 등 남미 인접국에서 벌어지는 시위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브라질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시위가 일어날 수 있다며 국방부를 통해 군에 경계태세를 지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측근들은 인접국의 시위 분위기가 국경을 넘어 브라질로 옮겨붙으면서 정치적 혼란이 가중하는 상황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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