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S수괴 유해 수장…'테러 성지화 우려했나' 위치는 비공개
"빈라덴 사살 때와 같은 절차로 수장"…당시도 위치 공개 안해
美국방 "시리아유전 주둔" 재확인…"IS·러·시리아 접근 막을것"
내달 14일 워싱턴서 反IS연합 외교장관 회의 개최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군 특수부대에 쫓기다 자폭한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시신이 수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를 인용해 알바그다디의 유해가 이슬람 관습에 따른 종교의식을 거친 후 수장됐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의식이 어디에서 어떻게 치러졌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이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알바그다디의 시신이 보안시설로 옮겨졌고 유해 포렌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힌 뒤 "유해 처리가 끝났으며, 적절히 처리됐다"고만 말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NBC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2011년 사살된 알카에다 수괴 오사마 빈라덴과 똑같은 절차로 알바그다디의 시신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빈라덴의 경우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에 사살된 뒤 이슬람교 의식에 따른 장례절차를 거쳐 아라비아해에 수장됐다.
당시 미 당국은 시신을 사망 후 24시간 이내에 매장하는 이슬람 관례를 존중해 신속히 수장했다고 밝혔는데, 극히 예외적 경우가 아니면 시신 수장은 이슬람 전통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반박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공개적 장례식 절차를 생략해 빈라덴 지지자의 분노가 표출할 기회를 막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수장함으로써 테러리스트들의 성지가 될 무덤이 생겨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한편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부 시리아 유전을 IS가 탈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당분간 미군이 핵심 유전지대에 주둔한다고 재확인했다.
그러나 그는 주둔 미군이 증가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결국에는 이전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는 게 내 예상"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나 시리아의 유전 접근도 막을 것이냐는 질문에 "단답식으로 말하면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시리아 민주군(SDF)이 감옥을 지키고 자신의 군대를 무장하고 IS 격퇴 임무에서 우리를 돕도록 그 자원(석유)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의 임무는 유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DF는 미국의 IS 격퇴 과정을 도운 쿠르드 군대로, 이번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에도 협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퍼 장관은 또 알바그다디의 죽음은 전세계의 테러리즘을 없애는 것도, 시리아 분쟁을 끝내는 것도 아닐 것이라면서 이번 일은 미국의 결의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전 세계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미국민에게 해를 끼치길 원하는 사람들을 지구 끝까지 추적할 힘과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국무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주도하는 반(反) IS 연합의 외교장관들이 다음달 14일 워싱턴에서 만나 알바그다디 사망 이후 테러집단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모임은 더 광범위한 연대의 일부인 30~40명의 외교 장관과 기구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프랑스 주도로 이뤄지며, 북시리아에 연합군 주둔을 장려하려는 미국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리 합참의장은 알바그다디 작전 과정에서 2명의 성인 남성을 생포해 보안 시설에 구금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금된 곳이나 기소 여부 등 민감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