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그다디 제거작전 이름 된 희생자 모친 "멋진 선물" 눈물

입력 2019-10-29 00:44
수정 2019-10-30 15:33
알바그다디 제거작전 이름 된 희생자 모친 "멋진 선물" 눈물

IS에 참수된 美기자 부모도 '다른 인질들의 안전 귀환 기원' 성명

야지디족 등 IS 득세로 고통받던 주민들 안도·IS 재기 우려 교차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지난 26일(현지시간) 단행된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제거작전엔 '케일라 뮬러'라는 이름이 붙었다.

2013년 시리아 알레포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다 IS에 인질로 잡혀 알바그다디에게 거듭 성폭행을 당하고 2015년 결국 목숨을 잃은 미국인 여성을 기리는 취지다.

딸의 이름으로 작전명이 지어진 것이라는 소식에 뮬러의 어머니 마사는 울기 시작했다고 미 NBC방송은 28일 전했다.

마사는 "케일라와 우리에게 얼마나 멋진 선물인가"라며 "이 정부가 케일라를 잊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마사는 26일 한 기자의 전화를 받고 알바그다디가 죽었을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지만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지난 몇 년간 여러 차례 비슷한 소식을 들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7일 회견 및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통화로 결국 알바그다디의 사망을 확인했다.

마사는 CNN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견에서) 말한 것에 깊이 감동했다. 그들이 빈둥대지 않고 작전을 벌여 감사하다"고 말했다.

IS에 억류됐다가 2014년 8월 참수된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의 어머니 다이앤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동일한 미국의 전문성이 전 세계에 인질로 잡혀 있는 무고한 미국인을 구하는 데 사용되길 바란다"고 했다.



IS는 당시 폴리의 참수 영상을 공개하며 잔혹성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폴리는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다 2012년 11월 시리아 북부에서 실종됐으며 탈출 기회가 있었지만 동료 기자를 두고 떠나지 못해 결국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9월 역시 IS에 참수된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의 부모도 성명을 내고 "가해자들이 심판을 받고 모든 인질이 안전하게 돌아오고 미국이 IS의 재기와 모든 종류의 테러를 막기 위해 모든 조처를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라고 밝혔다.

알바그다디의 제거를 환영하는 것은 미국인 희생자의 가족뿐만이 아니라고 NBC는 전했다.

IS의 학살과 납치, 성폭행 자행으로 악몽 같은 삶을 이어온 소수민족 야지디에겐 더 없는 낭보다. 야지디족 후원 기구인 '야즈다'의 아흐메드 부르주스 부국장은 "알바그다디는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고 모두가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알바그다디의 죽음으로 IS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하면서 IS 조직원들을 심판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IS 장악지역인 시리아 데이르에즈조르 거주자인 무아위야 자심(37)도 "긴 시간 내가 들어본 소식 중 최고"라면서 "끊임없는 불안과 걱정 속에 살아왔다"고 털어놨다.

IS가 수도로 삼았던 시리아 동부 락까의 주민들도 알바그다디의 죽음을 환영했지만 미군 철수로 인한 IS 재기 가능성을 우려했다.

트럭 운전사인 하산 아보 다위시는 NBC방송에 "알바그다디가 마침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아주 기뻤지만 알바그다디의 죽음으로 IS가 격퇴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IS는 한 세대를 키워냈고 여전히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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