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튀링겐주 선거서 극우당, 60대 이하 세대별 모두 1위
튀링겐 좌파연정 과반 미달…중도보수 기민, 연정 참여 가능성 시사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지난 27일(현지시간) 실시된 독일 튀링겐주(州) 선거에서 2위에 오르며 약진한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세대별로 50대까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에 따르면 AfD는 개표 결과 30∼44세, 45∼59세 사이에서 각각 2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18∼29세 사이의 청년층에서도 24%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AfD가 중장년층 위주로 지지를 받는다는 통설을 깬 것이다.
60세 이상에서는 좌파당이 40%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좌파당은 동독 붕괴 이후 옛 동독지역을 '텃밭'으로 삼아왔다. 튀링겐주는 좌파당이 유일하게 제1당으로 집권하고 있는 지역이다.
개표 결과는 전날 출구조사와 별다른 차이 없이 좌파당이 31.8%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5년 전 선거와 비교해 2.8%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지난달 옛 동독지역의 작센주와 브란덴부르크주 선거에서 부진했던 좌파당은 이번에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당시 선거에서 좌파당은 작센주에서 이전 선거보다 8.5% 포인트 떨어진 10.4%의 득표율, 브란덴부르크주에선 7.9% 포인트 하락한 10.7%의 득표율에 그쳤다.
이번 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은 21.8%의 득표율로 이전보다 11.7% 포인트나 떨어지며 체면을 구겼다.
사회민주당은 4.2% 포인트 하락한 8.2%의 득표율로 역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유럽의회 선거 및 지방선거에서 약진한 녹색당은 0.5% 포인트 내려간 5.2%의 득표율에 그쳤다.
친(親)기업성향의 자유민주당은 2.5% 포인트 오른 5.0%의 득표율로 지방의회 진입 하한선(5.0%)을 충족해 원내에 재진입하게 됐다.
성별로 남성은 좌파당과 AfD의 득표율이 각각 28%로 같았다. 반면, 여성은 좌파당이 31%로 가장 높았고 AfD는 17%에 그쳤다.
이번 선거 결과로 좌파당과 사민당, 녹색당 간의 기존 연립정부는 과반 미달로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자민당은 선거 직후 좌파당과 연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다만, 기민당은 연정 참여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기민당과 좌파당이 연정을 이룬 선례가 없어 연정 구성에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기민당 내에서는 선거 부진에 따른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어 당 대표 자리에 오른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당 대표 선거에서 크람프-카렌바우어와 경쟁했던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이번 선거 결과를 방치할 수 없다며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한편 유대인 단체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상당히 우려를 보내고 있다.
dpa 통신에 따르면 요세프 슐스터 독일 유대교중앙협의회장은 "AfD에 투표한 유권자들은 반민주주의의 길을 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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