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신흥국도 속끓는다…채무부담 불어 글로벌경기 악재
달러가치 올해 1.6% 상승…원화 대비해선 5.5% 급등
"신흥국, 글로벌경기 견인하려면 달러약세·연준 금리인하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 달러 강세가 추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계속 높게 유지되면 한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시장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현재 이들 신흥국은 지속적인 달러 강세 때문에 달러 표시 부채의 상환 부담이 점점 커지는 악영향에 직면했다.
이런 악재는 주요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둔화 속에 닥친 것이라 주목을 받는다.
다른 신흥국들을 둘째치고 그간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해오던 중국마저도 최근 완연한 경기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시장의 경제성장은 세계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딛고 신속히 재기한 주요 동력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달러 강세에 따른 부채상환 부담의 증가는 글로벌 경기에 결코 긍정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의 데이비드 하우너 전략가는 투자자 노트에서 신흥시장은 대개 달러로 돈을 빌리지만 그들의 최대 고객들은 대개 유로화로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문제는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유로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3.2% 하락했다.
하우너는 "신흥시장은 세계를 이번 침체에서 구해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선 달러화 약세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상 미국 달러화 가치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수록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는 오는 29∼3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93%로 반영돼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 인덱스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1.6% 상승했다.
신흥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는 이보다 더 큰 폭 상승했다.
달러의 가치는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인도 루피화 대비 1.9%, 브라질 헤알화 대비 4.1% 상승했으며 한국 원화에 대해선 5.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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