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실시간 검색어, 입법보다 자율 규제가 바람직"
인터넷자율정책기구 토론회…"사용자들도 정부 관리·폐지 주장에 부정적"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최근 조작 논란에 휩싸인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와 관련, 입법을 통한 정부 차원의 규제보다 사업자 자율 규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25일 연 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심우민 경인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는 "현재 입법 및 규제 지형을 전제로 보자면 여러 맥락에서 입법적인 규제를 설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실시간 검색어 속성상 '의도를 가진 집단'과 '일반 개인'을 구분할 수 없고, 사용자들이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행위 또한 단순한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심 교수의 지적이다.
심 교수는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실시간 검색어 규제 논의에 대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문제 제기는 산업영역에서 불필요한 규제 리스크 증가를 시키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유효한 대응 방식은 투명한 자율규제 유도"라며 "검색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더욱더 많은 공론 정책 추진과 데이터 확보 등이 경영 정책의 근간이 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도 실시간 검색어 규제 논의가 기업 영업 자유 및 영업 비밀 보호,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구글을 비롯한 해외 사업자에게는 규제 적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을 지적하면서 "국내 사업자들에게만 적용 가능한 규제라면, 국내 사업자들의 사업 행위만 옭아매는 규제가 바람직한가"라고 되물었다.
여론 조사 기관 엠브레인을 통해 이용자 1천15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실시간 검색어 관리의 주체로 '포털 서비스 사업자'를 꼽은 응답이 34%로 가장 많았고, '제3의 민간기구'가 31%, '관리 불필요'는 28%, 정부는 7%였다.
이용자들은 또 실시간 검색어 폐지에 대한 5점 척도로 묻는 문항에서도 '폐지해야 한다(2.67점)', '여론을 왜곡하므로 이 서비스를 더 이상 운영할 필요가 없다(2.82점)' 등으로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KISO는 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 업체가 만든 기구로, 회원사 등으로부터 요청받은 인터넷 게시물 및 검색어 등의 처리 방향과 정책을 심의하고 결정한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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