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정가 파고든 트럼프 '러시아스캔들'…총리가 의회서 직접 해명
콘테 총리 "정보당국자, 美법무장관 두차례 만났으나 합법적"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미 법무장관이 이탈리아에서 자국 정보당국 수장을 두차례 접촉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콘테 총리는 다만, 이 만남이 전적으로 합법적이며 국가 안보에도 위해가 되지 않는 만남이었다며 부적절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했다.
24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콘테 총리는 전날 의회 국가안보위원회의 비공개 청문회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지난 8월 15일과 9월 27일 두차례 이탈리아 정보당국 책임자인 젠나로 베키오네를 만났다고 밝혔다.
당시 만남은 바 장관이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착수 경위를 조사하던 와중에 이뤄진 것이다. 미국 언론에선 이 조사가 특검 수사 결과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분석을 해왔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하면 바 장관이 이탈리아 당국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협조를 구하기 위한 접촉이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콘테 총리는 당시 회동에서 "이탈리아는 관련된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했다"면서 이탈리아 정보당국의 협조설을 완강히 부인했다.
이어 "그 만남은 완전히 합법적이고 정당할뿐더러 이탈리아 국가 안보에 어떤 해도 끼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적 지지를 얻는 대가로 이러한 만남을 허락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바 장관의 첫 방문이 이뤄진 8월 15일은 극우정당 동맹 대표 마테오 살비니가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의 연립정부 붕괴를 선언하면서 정국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던 시점이다.
이후 오성운동과 중도좌파 성향의 민주당이 새로운 연정 구성을 논의하던 과정에서 차기 총리 후보를 두고 갈등을 빚던 시점인 8월 27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서 콘테 총리를 지칭해 "매우 유능한 그가 계속 총리직에 이어가길 희망한다"며 지원사격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콘테 총리는 미국 측이 정보당국자와의 만남을 요청한 것은 6월이었다면서 이를 2달 뒤에 불거진 정국 위기와 연결 짓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요청을 거절했다면 이탈리아의 정보 활동을 해치는 것은 물론 전통 우방에 대한 매우 심각한 결례를 범하는 상황을 초래했을 것이라며 자신을 재차 방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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