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시리아 쿠르드 민병대 사령관 회담…"쿠르드 철수 논의"
푸틴-에르도안 합의따라…러 국방 "시리아 북동부 순찰 확대할 것"
(모스크바·이스탄불=연합뉴스) 유철종 김승욱 특파원 = 러시아와 터키가 터키 접경 시리아 북동부 지역 쿠르드 민병대의 '안전지대' 밖 철수를 추진키로 합의한 가운데 러시아군과 쿠르드군 수장이 23일(현지시간)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이날 시리아 내 쿠르드 민병대 조직인 시리아민주군(SDF) 사령관 마즐룸 아브디(코바니)와 화상 회담을 했다.
아브디는 약 7만 명의 시리아 쿠르드족 군사조직 SDF를 이끄는 총사령관이다.
회담에는 러시아 국방 제1차관이자 러시아군 총참모장(합참의장)인 발레리 게라시모프도 참석했다.
쇼이구 장관은 회담에서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간의 시리아 북동부 지역 관련 합의 사항의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쇼이구는 아브디에게 터키와 접경한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러시아 군사경찰이 순찰 범위를 확대하고 이를 위해 군사경찰 배치 인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터키가 설정한 시리아 북동부의 폭 30km 안전지대(완충지대)에 사는 쿠르드 주민들이 반드시 거주지를 떠날 필요는 없다면서 이 지역으로 배치되는 러시아 군사경찰과 시리아 국경수비대가 이들의 안전을 보호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쿠르드 민병대는 안전지대에서 철수해야 하지만 주민들은 그대로 거주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아브디는 쿠르드족 안전 유지와 터키군의 군사작전 중단 조치를 취한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SDF는 화상회담 후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터키와 합의를 통해 쿠르드족을 전쟁의 고통에서 구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다.
SDF는 성명에서 "아브디 총사령관은 화상회담에서 전쟁을 진정시키고 사람들을 재앙에서 구해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연방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전했다.
다만 "총사령관은 협정의 일부분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며 "추가 논의와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22일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연 회담에서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쿠르드 민병대가 23일 정오부터 150시간 내에 터키와의 국경에서 30km 지대(안전지대) 밖으로 퇴각하기로 한다는 데 합의했다.
150시간이 경과한 뒤에는 러시아군과 터키군이 안전지대 내 폭 10km 구간에 대해 합동 순찰을 실시해 쿠르드 민병대의 철수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또 23일 정오부터 터키의 시리아 내 군사작전 구역 이외의 시리아 영토론 러시아 군사경찰과 시리아 국경수비대를 투입해 치안을 유지하고 쿠르드 민병대의 퇴각을 유도하기로 했다.
이 같은 합의에 따라 러시아 군사경찰은 23일 정오부터 시리아 북동부 유프라테스강 동안으로 진입해 국경도시 코바니 등에서 순찰 활동을 시작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국방부는 군사경찰이 현지 쿠르드 주민 보호와 질서 유지, 쿠르드 민병대 철수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면서 "순찰 지역 마을 주민들도 러시아 군사경찰을 환영했다"고 소개했다.
앞서 지난 9일 쿠르드 민병대 격퇴를 명분으로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평화의 샘'으로 불리는 군사작전을 개시했던 터키는 17일 미국의 중재로 120시간 동안의 조건부 휴전을 선포했다가 휴전 종료일인 22일 푸틴-에르도안 정상회담 합의로 군사작전을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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