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절반이 노인" 늙어가는 농촌…기계화율 높은 벼농사 선호

입력 2019-10-24 12:00
수정 2019-10-24 14:34
"거의 절반이 노인" 늙어가는 농촌…기계화율 높은 벼농사 선호

1인당 쌀소비 40년 새 반토막

벼농사 순수익 줄었지만, 여전히 중국·일본 앞서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농촌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농촌인구에서 노인의 비중이 거의 절반에 달했다.

쌀 소비량 감소와 함께 벼 재배 면적과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농촌 고령화 속에 기계화율이 높아 일손이 덜 드는 벼농사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통계청의 '통계로 본 2018년 기준 쌀 산업구조 변화'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농촌 인구 231만5천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은 103만5천명으로, 고령화율이 44.7%에 달했다.

1965년 고령화율이 3.2%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50여년 새 농촌의 노인 인구 비중이 급격히 커진 셈이다.

농촌인구 고령화율은 1999년 이미 20%를 넘었고 2006년과 2016년에는 각각 30%와 40% 선을 돌파했다.

전체 농촌인구도 1965년 1천581만2천명에서 지난해 231만5천명으로 크게 줄었다. 산업화와 이촌향도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요 농작물인 벼 재배면적과 쌀 생산량은 감소 중이다.

벼 재배면적은 1965년 123만8천ha에서 1987년 126만2천ha로 늘었다가 2000년대 들어 급감해 지난해 73만8천ha로 줄어들었다.

쌀 생산량은 1988년 605만3천t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어 지난해 386만8천t으로 떨어졌다.

쌀 생산은 줄었지만, 가격은 계속 떨어지면서 농가의 순수익도 감소했다.

2000∼2018년 10a(아르=100㎡)당 쌀 소득은 연평균 0.6%, 순수익은 연평균 1.5% 감소했다.

이는 쌀 소비량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연간 61.0㎏, 일평균 167.3g으로 집계됐다.

1980년 1인당 쌀 소비량이 132.4㎏이었지만 40년도 안 돼 반 토막 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에서도 2000∼2015년 국민 1인당 연평균 쌀 소비량 감소율이 2.6%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이웃 국가인 일본(1.1%), 대만(0.9%)보다도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인당 하루 에너지 공급량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1965년 56.0%에서 2017년 23.1%로 감소하기도 했다.



다만 논벼를 위주로 재배하는 농가는 여전히 전체의 37.9%로 가장 많았다. 채소(25.0%), 과수(16.9%) 등이 뒤를 이었다.

논벼의 경우 99%에 육박하는 기계화율 덕에 일손이 부족하고 고령화율이 높은 농촌에서 여전히 선호하는 재배작물로 꼽힌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작년 기준으로 벼농사 기계화율은 98.4%로, 1988년 49.2%에서 비약적으로 개선됐다. 밭농사 기계화 수준은 60.2%로 상대적으로 낮다.

이 덕에 논벼 농사에 투입되는 노동 시간은 고추 농사의 7.5%, 마늘의 9.2%, 양파의 11.9%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적으로 비교하면 한국의 쌀 생산량과 순수익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쌀 순수익률은 한국이 30.4%(2015년 기준)로, 미국(29.8%), 대만(26.6%), 중국(17.5%), 일본(-33.8%) 등 주요 농업국을 제쳤다.

총생산량은 2017년 기준 528만6천t으로 중국(2억1천443만t), 인도(1억6천850만t), 베트남(4천276만4천t) 등에 이어 세계 16위 수준이다. 재배면적은 세계 17위였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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